최고급 커피… 친환경 종이… ‘대변의 大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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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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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변에 담긴 비밀 과학동아 12월호에 소개
캐나다 겔프과학대 식품과학과 막시모 말콘 교수는 ‘이 커피’를 “비에 젖은 흙, 곰팡이에서 나는 퀴퀴하고도 신선한 향기와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향이 동시에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1년에 500kg밖에 생산되지 않을 정도로 귀하고 한번 마시면 절대 잊지 못하는 매력적인 맛과 향으로 유명한 ‘루와크(사향고양이) 커피’다.

루와크 커피는 사향고양이의 대변에서 추출한다. 시각과 후각이 예민한 사향고양이가 잘 익은 커피 열매만 골라 따 먹고 대변을 누면 사람들은 해가 뜨기 전까지 대변을 수집한다. 촉촉한 대변 안에 박혀 있는 커피 씨를 발라내기 위해서다. 사향고양이 몸속에 들어간 커피 열매는 겉의 부드러운 과육만 소화되고 씨는 고스란히 대변에 섞여 배설된다. 씨는 위와 장을 거치면서 쓴맛을 내는 단백질이 분해되고 ‘특별한 소화효소’에 의해 발효된다. 결국 원래의 쓴맛이 사라지고 특유의 맛과 향이 더해져 최고급 커피로 부활한다.

대변의 변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코끼리나 캥거루 같은 초식동물의 대변은 셀룰로오스가 많이 들어 있어 여러 번 씻고 말리면 종이가 된다. 대변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가축 분뇨를 100% 활용해 전기와 액체비료를 생산하는 시설을 개발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 12월호(사진)는 소화가 끝나고 몸 밖으로 내버리는 음식물 찌꺼기에서 최고급 커피, 친환경 종이, 그리고 그린에너지로 다시 태어나는 ‘꽃보다 화려한’ 대변을 집중 조명했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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