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새 운영체제 ‘윈도7’… “기능 세졌는데 속도는 그대로”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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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해진 그래픽-디자인
방향키만으로 음악-동영상 감상

지난 8년은 ‘윈도 XP’의 시대였다.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비스타’라는 새 윈도 OS를 선보였지만 윈도 XP의 아성을 꺾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시대가 열릴지 모른다. 10월 22일, MS가 세계에서 동시 발매하는 윈도 시리즈의 최신 제품 ‘윈도 7’ 때문이다.

○ 윈도 7 미리 써보니…

정식 발매에 앞서 윈도 7을 미리 써봤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속도였다. 윈도 XP가 설치된 기자의 노트북컴퓨터에 윈도 7을 다시 설치했지만 속도가 줄어드는 건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과거 같은 컴퓨터에 윈도 비스타를 설치했을 때 속도가 느려져 윈도 XP로 ‘다운그레이드’ 했던 것과는 뚜렷하게 구별됐다.

속도는 거의 느려지지 않았는데도 시각 효과와 디자인은 윈도 XP와 비교할 수 없이 개선됐다. 3차원 입체영상과 투명한 창틀 등이 특징인 ‘에어로’라는 윈도 비스타의 시각효과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래픽만 화려해진 게 아니라 편한 작업을 돕는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노트’라는 프로그램의 아이콘에 커서를 올리기만 하면 새 메모를 작성하는 메뉴와 함께 기존에 작성한 메모들도 함께 열렸다. 마우스 클릭을 최대한 줄이고 과거에 하던 작업을 쉽게 이어서 하도록 돕는 배려였다. 윈도 시리즈에 기본으로 포함된 프로그램들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윈도 미디어플레이어’ 등의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이 ‘윈도 미디어센터’로 통합됐다. 윈도 미디어센터에선 마치 TV를 볼 때 리모컨을 사용하는 것처럼 방향키만으로 편리하게 음악과 사진, 동영상 등을 즐길 수 있다.

○ 2% 아쉬운 점

윈도 7은 사전 테스트인 ‘베타 테스트’ 때부터 사용자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용자의 요구를 꼼꼼히 파악했고 기술적인 성취도 훌륭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무엇보다 호환성이 문제였다. 기자가 사용하는 동아일보의 기사전송 시스템은 윈도 XP에 맞춰 개발됐기 때문에 윈도 7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개선을 위해 호환성을 일부 포기한 것이지만 사용자들에겐 이런 문제가 윈도 7의 사용을 꺼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 MS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윈도 XP가 윈도 7에서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작동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윈도 XP를 윈도 7에서 프로그램처럼 작동시킨 뒤 그 위에서 윈도 XP용 프로그램을 또 돌리는 것이다. 문제는 이 기능이 ‘프로페셔널’과 ‘얼티미트’ 버전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윈도 7은 가장 저렴한 ‘홈프리미엄’과 그보다 고급 버전인 ‘프로페셔널’, ‘얼티미트’로 나뉘어 판매되는데 홈프리미엄에서는 이 기능이 제외된다.

한국MS의 백수하 홍보담당 이사는 “홈프리미엄 버전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이라 소비자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업체가 윈도 7용으로 자신들의 제품을 업데이트한다”며 “전용 프로그램을 따로 개발해 사용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기업용인 프로페셔널과 얼티미트 버전에서만 윈도 XP를 이중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윈도 7은 가격도 비싼 편이다. 비슷한 시기에 판매된 경쟁사 애플의 새 OS ‘스노 레퍼드’ 가격은 4만5000원인데, 윈도 7은 가장 싼 소비자용 홈프리미엄 버전의 가격이 100달러(약 12만 원) 전후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윈도 7에 대한 추가 정보

아직 정식 판매되지도 않았는데 윈도 7의 인기는 ‘소비자 팬 카페’까지 만들어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윈도우 7 카페’(cafe.naver.com/window7)에서는 회원 5만여 명이 다양한 윈도 7 사용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정보를 주고받는다. 체험용 제품을 내려받아 미리 설치한 ‘열성팬’들이다.

한국MS의 윈도 7 공식사이트(www.microsoft.com/korea/windows/windows-7)에도 다양한 정보가 있다. 달라진 기능을 개략적으로 소개하는 건 물론이고 MS 본사의 개발자들이 직접 글을 올리는 블로그가 특징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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