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1개로 1비트 정보 전달 KIST 세계 첫 개발

  • 입력 2009년 9월 18일 02시 59분


메모리 반도체나 컴퓨터 CPU의 성능은 더 작은 트랜지스터를 칩 안에 얼마나 많이 집어넣느냐로 결정된다. 트랜지스터는 회로를 켜고 끄는 대표적인 전자소자. 하지만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너무 많이 줄이면 전류가 그대로 흘러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회사들은 종전 방식으로 칩 성능을 크게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 신개념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있다. 전자의 자전 방향을 식별해 작동하는 ‘스핀트랜지스터’도 차세대 반도체 후보다.

스핀트랜지스터의 원리는 간단하다. 전자는 시계 방향이나 그 반대 방향으로 자전한다. 일반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흘러야 작동하는 반면 스핀트랜지스터는 전자 한 개의 자전(스핀) 방향에 따라 켜지거나 꺼진다. 전자가 시계 방향으로 돌 때를 1, 반시계 방향일 때를 0으로 하면 전자 한 개로 1비트(bit)의 정보를 전달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를 실제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제멋대로인 전자의 자전 방향을 조절하고 검출하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핀트로닉스연구단 장준연·구현철 박사팀은 전자의 자전 방향에 따라 켜지거나 꺼지는 ‘스핀트랜지스터’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18일자에 소개됐다. 장 박사는 “스핀을 이용해 전기소자를 실제로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이렇게 하면 더 많은 정보를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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