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MS ‘닌텐도 왕국’에 도전장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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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매출 부진 틈타 신제품 가격인하 ‘공세’

‘영원한 1등은 없다?’ 지난해 비디오 콘솔게임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콘솔기기는 일본 닌텐도사(社)의 가정용 게임기 ‘위(Wii)’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였다. 각각 1182만 대, 1137만 대를 팔며 북미 시장을 휩쓸었다.

하지만 최근 닌텐도가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매출액은 2534억 엔(약 3조412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0억 엔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약 780억 엔 급감했다.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금융위기, 엔고 현상 등으로 인한 결과라고 하지만 2005년 이후 승승장구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니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비디오 콘솔게임 업계 2위 그룹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 닌텐도를 잡아라

먼저 움직인 것은 소니엔터테인먼트였다. 소니는 지난달 19일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슬림 모델을 공개하면서 기존 가격보다 100달러를 낮춘 299달러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이달 중으로 100달러가 인하된 PS3 슬림 모델이 공개된다. 소비전력은 3분의 2 감소했고 용량도 80GB(기가바이트)에서 120GB로 늘어났다. 재고 기기가 아닌 업그레이드 모델 가격이 인하되는 것은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며, 특히 소니는 지난해 급격한 환율 변동에 의한 수입가격 상승으로 PS3의 가격을 인상한 적도 있었다.

‘엑스박스360’을 만드는 MS도 지난주 전 세계적으로 가격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엑스박스360의 프리미엄 모델인 ‘엘리트’ 콘솔 가격을 100달러 인하해 PS3 가격과 같은 299달러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닌텐도 위(250달러)와 비교했을 때 다소 고가였던 것을 감안하면 두 기기가 닌텐도에 못지않은 가격경쟁력을 갖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업계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컨트롤러’ 제조에도 두 업체가 동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버튼을 최소화한 컨트롤러를 내놓은 닌텐도와 달리 소니와 MS는 다소 복잡한 컨트롤러 위주로 선보였다. 특히 닌텐도가 위 게임기를 내놓으며 손목에 차는 컨트롤러를 선보이자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 아닌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컨트롤러, 이른바 ‘모션 컨트롤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에 소니와 MS는 컨트롤러를 과감히 없애려는 ‘노 컨트롤러’를 2010년 발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게임기 내 3D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여 게이머 행동을 분석해 게임에 반영시키는 방식이다.

○ 닌텐도를 닮아라?

전문가들은 비디오게임 업계 2위 그룹의 움직임은 그동안 닌텐도의 독주나 마찬가지였던 시장구조를 깨려는 포석으로 풀이한다. 이에 대해 소니엔터테인먼트코리아 이성욱 대표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 비해 비디오 게임 시장이 갈수록 성장세가 떨어지는 등 악조건들을 타개하기 위해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위 그룹의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게임 소프트웨어에 있어선 닌텐도가 만든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니와 MS가 하반기 공략하겠다고 내놓은 소프트웨어 중 상당 부분은 닌텐도가 선보인 교육용 게임과 캐주얼 게임이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김대진 상무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방향으로 비디오 게임 시장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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