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프로아나’족을 아시나요

입력 2009-07-22 02:54수정 2009-09-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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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마른몸 추구” 카페 5,6개 운영…주서 관심갖고 치료 권해야

회원 수 220여 명 규모의 ‘프로아나’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16) 양. 그는 키가 160cm, 몸무게가 42kg으로 마른 체형이지만 살을 더 빼고 싶다. 김 양의 목표는 39kg이 되는 것. 성인의 경우 키를 몸무게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18.5∼23이면 정상에 속한다. 현재 김 양의 BMI는 16.4로 저체중 상태.

김 양처럼 이미 마른 상태인데도 극도로 마른 몸을 추구하며 체중을 감량하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프로아나’족(族). 찬성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anorexia’가 합쳐진 신조어. 프로아나족들에게 ‘왜 살을 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극도로 마른 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

현재 다음이나 네이버의 포털사이트에서 운영되는 프로아나 카페는 5, 6개 정도다. 아직 카페 수는 적지만 어떤 카페는 회원 수가 1800여 명에 이르며 하루에만 10명 정도가 가입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아나족들은 카페를 통해 각자의 체중 감량 성공과 실패 경험을 공유하며 자극을 받고, 체중 감량의 의지를 다진다. 자신이 프로아나족이라는 사실은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 게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굶기, 폭토(폭식 뒤 살이 찔까 두려워 토하는 현상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와 같은 이들의 행동은 거식증, 폭식증이라고 알려진 신경성 식욕부진증(식이장애)의 전형적인 증세라고 본다. 허시영 나눔신경정신과 원장은 “거식과 폭식, 구토를 반복하다 보면 위장 장애와 빈혈은 물론 뇌, 소화기, 간 등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며 “특히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여성의 경우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면 생리 불순이 생긴다”고 말했다. 허 원장은 “신체 변화 외에도 대인 관계 및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체중에만 집착하다 보면 결국은 자신감 결여와 우울증으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프로아나족들은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다.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식이장애 환자들이 단식과 폭식 증세를 문제로 깨닫고 병원을 찾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다른 점이다. 따라서 부모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프로아나족들의 행동을 탓하기보다는 공감하면서 접근하려고 해야 한다.

감정적 접근이 이뤄졌다면 치료를 검토한다.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고, 먹는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며 구토를 하는 등 식이장애가 의심되면 자가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구토를 할 때마다 식사량과 음식물 내용, 식사 장소, 감정 상태를 자세히 기록하면 자신의 이상행동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체중을 재는 횟수를 1, 2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하는 것도 몸무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박보미 대학생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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