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熱도 다시보자”

  • 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전기차단기인 두꺼비집의 열기로 덥힌 물로 샤워하고 그 물을 다시 난방에 이용하는 자린고비형 에너지 절약 건물이 청와대 앞에 들어선다. 건물명은 ‘효자동 사랑방’.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최첨단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모아 에너지 비용을 절반으로 낮춘 효자동 사랑방의 모식도를 21일 공개했다.

전봇대에서 사랑방 전기실로 들어온 고압전기를 220V로 낮추려면 전선의 저항 때문에 많은 열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열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을 틀었지만 이곳에서는 보일러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 냉매로 열을 흡수한 뒤 다시 물을 데우는 데 쓴다. 물을 끓이면서 열을 잃은 이산화탄소 냉매는 다시 전기실 열기를 식히는 데 쓰인다. 이 보일러는 매연도 없고 효율이 도시가스보일러보다 3.5배, 기름보일러보다 5.5배 높다. 건물에서 물도 철저히 재활용된다. 사랑방 손님이 손 씻는 데 썼던 뜨거운 물은 난방에 활용된다. 열기를 머금은 물은 열 교환기를 거치며 남은 열기 하나까지 흡수된다. 여름에는 찬 하수로 냉방기기를 식힐 수 있어 옥상 냉각탑도 사라질 예정이다.

10월 말 완공 예정인 효자동 사랑방은 청와대 관람객을 위한 휴게시설에서 해외국빈선물전시관이나 대통령 집무실을 재현한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이성락 기술사는 “이들 기술이 실제 관공서에 적용된 것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공공기관에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40%까지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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