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주목, 이 병원]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 입력 2009년 5월 6일 02시 58분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를 찾은 이상범 씨(50·경기 안산시 중앙동). 2년 전 처음으로 내시경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평소 잦은 외근과 출장, 과도한 스트레스와 회식자리로 건강을 챙기지 못했던 이 씨는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소화기내시경센터를 찾았다. 그러나 그는 검진 결과 뜻밖에도 조기 대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암 진단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다행히 수술이 아니라 내시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에 내시경시술을 선택했다.》

‘구강에서 항문까지’ 소화기의 모든 것 내시경 진단-치료 척척

풍선내시경 캡슐내시경 등 최첨단 장비-노하우 자랑

이 씨는 소화기내시경센터에서 내시경시술을 받은 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수술 없이 내시경으로 암을 제거한다고 해서 ‘설마 가능할까’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 내시경으로 치료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부지런히 건강을 챙기며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 다양한 내시경 진단장비 구비

한국인들은 소화기 질병에 잘 걸린다. 한국인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위암을 비롯해 간암, 대장암 등 소화기계통 암에 취약하다. 1998년 문을 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는 소화기질환 및 소화기계 암 환자를 위한 맞춤 진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통한 원스톱 진료를 선보이고 있다.

소화기내시경센터는 특히 내시경 진단에 강하다. 센터는 기존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담도내시경과 함께 이중풍선 소장내시경, 캡슐 내시경 등 최첨단 장비를 구비했다. 이 장비로 구강에서 항문까지 모든 소화관의 영상진단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은 좁다랗고 구불구불한 소장을 따라 들어가면서 끝에 달린 2개의 풍선이 교대로 부풀어 올라 공간을 확보하며 소장을 관찰하는 최첨단 장비다. 소장은 움직임이 많은 기관이므로 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는 의사의 높은 숙련도를 요구한다. 국내에서도 소수의 대학병원만이 이 내시경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비타민 알약 크기의 캡슐내시경도 소장 질환 진단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소형 비디오 카메라가 설치된 캡슐내시경을 삼키면 캡슐이 장의 연동운동을 따라 소화관을 통과하며 영상을 촬영하고 전송한다. 마취가 필요 없고, 구토 등의 불편한 증상이나 시술의 통증 없이 편안하게 내시경을 할 수 있다.

소장 진단기기가 늘고 있는 것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구토, 설사 등 소화기계 질병이 의심될 때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다. 소장에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 과거에는 확인이 어려웠고 원인 불병의 복통에도 치료방법이 없었지만, 소장 내시경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치료까지 가능해졌다. 이 센터에서는 10명의 소화 담당 교수가 연간 1만 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월 1000건 용종절제술 시행

대장의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이 생기기 전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술 등 외과적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내시경 용종절제술을 통해 제거가 가능하다.

소화기내시경센터는 20년간 월 평균 1000건, 연간 1만2000건 이상의 용종제거술을 실시해 노하우가 풍부한 편. 조기 식도암, 위암, 대장암도 내시경을 통해 치료를 하고 있다. 위장관에서 발생한 조기 암은 최신 치료법인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을 이용해 수술을 하지 않고 내시경 시술만으로 암 치료가 가능하다. 단 점막에 국한된 조기 위암과 대장암이 그 대상이다.

최재현 소화기내시경센터 교수는 “ESD는 30분~3시간 걸리고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면서 “흉터가 전혀 남지 않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나 노인처럼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췌장암 담도암 다면치료

췌장암과 담도암은 내시경 조영술을 통한 검사와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4000건이 넘는 췌담도 내시경 조영술을 실시해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뛰어난 치료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췌담도 내시경 조영술은 십이지장과 간이 연결되어 있는 담도에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해 담관과 췌관을 조영하는 특수검사로 전문적인 시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서 담관, 췌관을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으며 담도암이나 만성췌장염을 찾아낸다. 검사를 통해 나타난 담석을 제거하거나 염증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췌장암, 담도암까지 내시경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췌장암, 담도암은 조기 발견되기보다는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종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홍식 소화기내시경센터 교수는 “췌장암이나 담도암은 발견이 쉽지 않아 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면서 “따라서 환자에게 한 가지 치료방법만을 제안하기보다 암 진행단계와 건강상태에 맞춰 다면적인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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