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팀 논문조작 연구원 차병원 근무 논란

  • 입력 2009년 5월 1일 02시 56분


정형민 박사 “젊은 과학도에 기회주려 임시직 채용”

2003∼2004년 황우석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 연구를 했던 박종혁 연구원이 정형민 박사가 이끄는 차병원 통합줄기세포치료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doc)’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연구원은 황우석 사태 때 논문조작의 핵심 인물이었다.

박 연구원은 미즈메디병원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황 박사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 제3 공동저자로 참여해 유전자(DNA) 추출과 분석을 담당하는 연구의 핵심 역할을 맡아 일했다. 그는 2004년 미국에 건너가 피츠버그대에서 박사 후 연구를 했지만 2007년 1월 그곳에서도 연구부정 행위가 추가로 적발됐다. 당시 국제 학술지에 원숭이 배아줄기세포 논문을 제출하려 했으나 사진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것. 그 일로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를 주관하거나, 정부 연구자금 지원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을 받았다. 이후 3년 동안 미 보건부 산하의 모든 자문위원회나 전문가 검토위원에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것도 금지됐다. 박 연구원은 그 후 차병원 줄기세포연구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 박사는 “황우석 사태 때 나를 조사한 검사가 사석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이 박종혁이다. 죄질도 그리 나쁘지 않은데…’라고 하더라. 주변의 권유도 있고 젊은 과학도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기 위해 임시계약직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채용한 뒤에도 다시 불러 ‘약속해라.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절대 하지 마라. 정자 연구만 해서 명예를 회복해라. 월급도 많이 못 준다’고 다짐했다”고 소개하면서 언론을 향해 “그런데 꼭 이렇게 죽여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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