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전이검사 줄줄이 연기-중단

  • 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4분


의료용 핵동위원소 원료물질 수입 차질

암의 뼈 전이, 갑상샘질환, 신장질환 여부 등을 알기 위한 핵의학영상검사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병원들에 따르면 핵의학영상검사에 사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 원료물질 ‘몰리브덴-99(Mo-99)’의 국내 수입이 당분간 어려워져 전국의 상당수 병원에서 이 검사가 중단 또는 연기되고 있다.

연간 44만 명이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핵의학영상검사는 암의 뼈 전이, 골수염, 신장염증, 갑상샘질환 진단에 반드시 필요한 검사로 특히 암 환자들이 많이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급 차질로 종양의 뼈 전이 등 치명적 질환의 진단에 어려움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 H대 의대 부속병원은 25일까지 핵의학영상검사를 할 수 없다는 공고를 냈고 Y대 의대 부속병원도 절반 정도의 환자에게만 검사를 해주고 있다. S대 병원은 검사 건수를 20∼30% 줄였다.

강동성심병원 영상의학과의 한 교수는 “검사를 기다리다 뼈에 암이 전이된 것을 모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5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은 김모(59·여) 씨는 “최근 종양이 엉덩이관절 뼈로 전이된 것으로 의심돼 ‘뼈 스캔’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선 열흘 이상 기다리라고 한다”고 말했다.

동위원소 원료물질의 수입 차질은 국내 병원들이 수입의 70∼80%를 의존하고 있는 네덜란드와 캐나다에서 원료물질을 생산하는 원자로를 교체하기 위해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수입업체 관계자는 “원자로 보수로 수입을 중지했던 벨기에로부터 수입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며 “전국적으로 핵의학영상검사가 정상화되려면 빨라도 11월 중순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들은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소규모로 방사성 원료물질을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은 상태가 불안정해 이를 사용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며 “의료용 원자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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