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밤마다 이가는 너의 모습 싫어
‘이갈이’는 치아에 치명적

  • 입력 2008년 6월 19일 10시 13분


청담동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 7년차 주부 이은주(36세, 가명) 씨는 밤마다 남편 때문에 잠을 제대로 들지 못한다. 누가 들으면 남편의 사랑(?)이 넘친다며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사연이 안타깝다. 이 씨가 밤마다 잠을 청하지 못하는 이유는 남편의 이갈이가 심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온 날이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깨워 봐도 그때뿐이고, 따로 이야기를 해도 고쳐지지 않았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이 씨와 남편모두 하루 종일 피곤을 호소하는 것은 둘째 치고, 이를 간 다음날 아침이면 남편은 양쪽 뺨의 근육통과 편두통을 호소하고 이가 시리다며 차가운 물도 마시지 못했다. 이 씨는 남편의 치아가 걱정되었고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이런 고민은 비단 이 씨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고요한 밤에 울리는 소름 끼치는 소리에 잠을 설쳐본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 가는 소리는 듣기에도 나쁠 뿐만 아니라 치아 건강에도 좋지 않다.

◇ 이갈이, 치아에 치명적인 악영향 미쳐

에스플란트 치과병원 백상현 병원장은 “음식을 씹을 때보다 5~10배 이상 강한 힘으로 이를 갈게 되므로 치아의 표면이 마모되어 신경이 드러나 찬 음식을 먹으면 이가 시리며 심한 경우 이가 흔들릴 수도 있고, 치열이 형성되는 성장기에 이를 심하게 갈면 부정교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이갈이로 인한 마모와 균열은 치아의 수명을 단축시키므로 반드시 이갈이의 근본원인을 파악해 예방해야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치아는 씹을 때, 말할 때, 침을 삼킬 때 등 치아 고유의 기능을 수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휴식을 취해야 오래도록 치아의 건강이 유지된다. 그런데 휴식해야 할 밤 시간에 오히려 더욱 강한 힘으로 치아를 혹사시킨다면 치아끼리 닿는 면에 마모가 심해지고 균열이 생겨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분에 조직이 닿게 되고 심한 경우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아울러 습관적인 이갈이가 장기화 될 경우 턱관절에 상이 생길 수도 있으며 음식을 씹는데 쓰는 근육인 ‘저작근’이 지나치게 발달하여 사각턱이 될 수도 있다.

◇ 심한 스트레스가 이갈이의 원인될 수 있어

이갈이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수면 중 강한 힘으로 이를 꼭 물게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긴장을 풀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지혜롭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 원장은 “자각적인 스트레스 관리만으로 습관을 고치기 힘들다면 치과에 내원하여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에스플란트 치과병원에서는 이 갈이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으로 교합치료, 약물치료, 행동요법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스프린트라고 불리는 교합안정장치를 이용하는 것으로 마우스피스와 유사한 장치를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끼는 것이다.

주로 수면 중에 사용하는 이 장치는 환자 치아를 본을 떠 치아모형을 만든 후 환자 개개인의 치아에 맞도록 제작되며, 본래의 치아보다 부드럽기 때문에 치아의 마모를 예방할 수 있다.

수면 중 이를 갈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조금씩은 있는 증상이긴 하지만 그 증상이 치아나 잇몸 턱관절에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도움말-에스플란트 치과병원 백상현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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