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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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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훈련기간 동안 그때 딱한번 눈물흘려”
“첫 우주인은 배출했지만 후속 배출계획이 없어 아쉽습니다. 러시아에서 어렵게 배워온 유인(有人) 우주기술이 사장(死藏)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앞으로 제가 맡은 새 임무입니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와 함께 러시아에서 우주인 훈련을 받아온 예비우주인 고산 씨는 14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열린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인 우주계획이 비록 일회성으로 기획됐지만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항우연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이 씨와 함께 귀국한 고 씨는 미국에서 10일간 휴가를 보낸 뒤 이달 13일부터 항우연에서 근무하고 있다.
고 씨는 “탑승 우주인에서 예비우주인으로 교체된 이유는 좀 더 많은 유인 우주기술을 배우려던 과정에서 일어났다”면서 “러시아 측에서 갑작스럽게 강경한 태도로 교체를 요구해 와 매우 당혹스러웠다”며 교체 당시 한국과 러시아 간의 복잡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훈련 당시 가장 배우고 싶었던 기술은 2, 3중 안전장치가 고장 났을 때 우주선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비행기술이었다”며 “하나라도 더 배워 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훈련을 담당했던 당시 러시아 교관들도 호의적으로 대했다”고 말했다.
고 씨는 “우주인 교체 당시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은 ‘건강하게 돌아오라’는 말로 담담하게 이해해 주셨던 어머니였다”며 “1년이 넘는 훈련기간 중 이때 딱 한 번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지난달 19일 이 씨의 지구 귀환 과정에 문제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바로 직전 귀환 때도 있었던 일이고 이미 그런 상황을 대비하고 있던 일이어서 특별한 문제는 없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씨가 곧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나오는 ‘우주인이냐 우주여행객이냐’는 논란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하고 “이번 우주인 배출사업은 가장 싼 비용으로 우주인을 배출하기 위한, 정부가 할 수 있었던 최상의 선택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고 씨는 앞으로 최소 2년간 항우연 연구원 신분으로 한국의 달 탐사 계획에 참여하게 된다.
대전=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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