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고수를 위해” “초보여 오라” 게임 양극화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온라인 게임 선두 엔씨소프트

‘아이온’ 현실보다 생생 영화보다 화사

닌텐도 필두 로엔드 게임시장

넥슨 CJ인터넷 등 동남아 미주 공략

《‘세련된 게임은 더 세련되게, 단순한 게임은 더 단순하게!’

최근 게임업계가 ‘게임고수’ 층과 ‘만년 초짜’ 층을 각각 만족시킬 수 있는 타깃별 게임 라인업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게이머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과 같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게임들은 확실한 고사양, 고난도 기술로,

‘카트라이더’처럼 쉬운 캐주얼 게임들은 아기자기한 재미와 친숙함을 극대화한 기술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온라인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콘솔(비디오) 게임업계에서도 마찬가지로 강화되고 있다.》

○ 게임, 그 이상의 게임에 도전한다

리니지를 통해 국내외에 정통 온라인 MMORPG 장르를 개척한 엔씨소프트는 국내 하이엔드(고사양) 온라인 게임 개발의 선두에 서 있다.

현재 연내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MMORPG 차기작 ‘아이온’도 현실세계보다 실감나게 아름다운 그래픽과 영화보다 수준 높은 배경음악이 적용된 작품.

중세 판타지와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아이온의 3차원(3D) 그래픽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형준 아트디렉터는 “판타지 세계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빛’과 ‘그림자’의 구현에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온에는 첨단 라이트 기술이 적용돼 있어, 게임 캐릭터가 어두운 곳으로 가면 배경도 함께 어두워지고, 햇빛이 있는 곳으로 가면 그에 따라 주위 환경도 함께 밝아진다.

수작업을 통해 게임 캐릭터의 발자국 그림자까지도 살려냈을 정도다.

최근 게임업계 화두인 ‘커스터마이즈(고객별 최적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게이머들은 40여 개 이상의 옵션 가운데 원하는 대로 캐릭터의 얼굴과 머리모양 등을 바꿀 수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온은 스토리와 기술, 서비스의 모든 면에서 기존 MMORPG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또한 방대한 스토리를 기본으로 끊임없는 콘텐츠를 제공해 국내 열혈 게이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캐릭터의 레벨에 따라 쓸 수 있는 마법과 탐험할 수 있는 지역 등을 차등적으로 부여해 게이머들의 성취욕을 북돋우기도 한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360은 비디오 게임 고수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제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디오 게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표방하는 Xbox는 16 대 9 비율의 스크린과 최대 1080p의 고화질(HD) 해상도를 지원해 현실감 넘치는 영상을 보여준다.

200여 개의 게임 타이틀 외에도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인 Xbox Live와 연동해 10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게이머들과 대전을 펼칠 수도 있다.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 진정한 게임이다

“제가 어릴 때 ‘패밀리 게임기’ 앞에서는 게임 콘트롤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늘 치열한 자리다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요즘 게임 콘트롤러를 내밀면 뒷걸음질을 치죠. 버튼과 스틱이 늘어나고 정교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게임기에 ‘즐거움’이 아닌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겁니다.”

닌텐도DS, 위(Wii) 등 간편한 게임기를 만들어 세계에 닌텐도 열풍을 일으킨 일본 닌텐도 이와타 사토루(巖田聰) 사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쉬운 게임을 통해 게임 인구를 늘려나가는 게 닌텐도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닌텐도를 필두로 최근 글로벌 게임업계에서는 하이엔드와 정반대의 로엔드(저사양)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는 이미 국내의 넥슨, CJ인터넷 등이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구마구’ 등 게임을 들고 동남아, 미주, 유럽, 남미 시장에 진출해 현지 캐주얼 게임 시장을 주도해가고 있다.

이들 게임은 머리와 몸통이 1 대 1 비율인 깜찍한 2등신 캐릭터와 키보드 몇 개만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쉬운 게임법이 특징이다.

넥슨 관계자는 “간편한 게임방식에 팀전, 아이템전 등 다양한 승부 방식과 한 대의 컴퓨터로 2명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2인전 기능 등을 더해 가족이나 연인 단위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CJ인터넷 관계자는 “캐주얼 게임은 MMORPG 등과 달리 광랜 등 고급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개발도상국의 게이머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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