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올해 초 시작한 금연 결심이 ‘작심삼일’로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담배 끊은 사람과는 상종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금연으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다. 지난 9일은 2008년이 시작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를 기념해 다시 한번 금연에 도전해 보자. 그러나 금연은 단지 결심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본보는 효과적인 금연 방법을 짚어보고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의 체험담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대부분의 흡연자는 처음 담배를 피울 때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러나 실제 끊는 사람은 5%에 불과하다. 연초에 금연을 선언한 사람들은 어떨까. 갤럽 조사에 따르면 연초 담배를 끊은 사람 10명 중 8명은 2주 만에 다시 피우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 담배 유혹 요인을 제거한다
담배를 끊으려면 우선 담배 생각이 나지 않도록 주위 환경을 정리해야 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추천하는 금연철칙 가운데 하나가 ‘유혹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평소 담배를 피우며 하던 행동을 당분간 피한다. 평소 담배를 피우며 TV를 보거나 자신이 늘 앉아 있던 의자에 앉거나 술을 마셨다면 이런 행동 자체를 하지 말아야 담배 생각이 안 난다.
될 수 있으면 담배를 피울 수 없는 금연 장소로 가고, 운전 중에 항상 담배를 피웠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무엇보다 본인이 어떨 때 담배를 피우고 싶은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요인을 멀리하면 금연에 도움 된다.
흡연 욕구는 기껏해야 3∼5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그러니 그 욕구가 사라질 때까지 잠시만 꾹 참아 보자. 정말 참을 수 없다면 무설탕 껌을 씹든지, 당근 샐러리 등 간식을 먹으면서 입과 손을 바쁘게 만들면 도움 된다.
○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면 그만
담배를 끊으면 우울, 불면, 두통 등 금단증상이 찾아온다.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며 변덕스러워지고 화도 자주 낸다.
두통이나 가벼운 현기증이 나면 5분 동안 편하게 눕거나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본다. 목덜미에 찬 수건을 대거나 실외로 나가 바람을 쐰다. 녹차, 물, 과일주스를 마시면 우울증 해소에 좋다.
만약 실수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면 너무 좌절하지는 말자. 보통 사람들은 금연 후 3개월 안에 실패한다. 실패했다고 너무 실망하면 아예 금연 결심을 포기하게 된다. 한 개비는 곧 하루 한 갑이 되고 한 갑은 두 갑이 된다. 금연 실패는 성공을 향한 일 보후퇴라고 생각하고 다시 금연을 시작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는지, 흡연 충동을 이겨냈을 때 가장 도움이 됐던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해 다음에 또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재빨리 활용해야 한다.
○ 중독 됐다면 보조제 도움 받아야
담배를 피우는 사람 중에는 골초가 있다. 이런 수준이 되면 담배는 습관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닌 니코틴 중독이라는 뇌 질환이다. 니코틴은 코카인, 헤로인 등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담배를 피우면 피울수록 흡연 욕구를 강화하고 내성을 증가시켜 점점 더 많은 담배를 피우게 한다.
이런 니코틴의 중독성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래전부터 세계질병분류기호(ICD)에 ‘니코틴 중독’이라는 명칭으로 담배를 질환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니코틴 중독이 심한 흡연자나 금연을 꼭 하고 싶은 사람, 다른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턱대고 자신의 의지에 기대어 금연을 시도하기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금연보조제를 이용하거나 의사를 찾아 본인의 니코틴 중독 정도와 흡연 상태 등을 체크하고 체계적인 금연 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때 성공률은 5% 이하이지만 금연보조제를 사용할 경우 성공률은 15∼20%로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관계자는 “금연 시도 횟수가 많아질수록 금연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면서 “담배를 참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