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반쪽 인터넷’ 문 활짝 연다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무선인터넷은 지금까지 ‘닫힌 인터넷’이었다.

PC로 접속해 전 세계의 어떤 사이트든 접속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인터넷과 달랐다. 인터넷의 콘텐츠를 사업자가 일일이 무선인터넷용으로 전환한 뒤 제공해야 했다.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은 콘텐츠가 풍부하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무선인터넷이 닫힌 문을 열고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일반 인터넷 화면을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담는 이른바 ‘풀 브라우징(Full Browsing)’ 휴대전화를 내놓으면서부터다.

○ 휴대전화에서도 제대로 된 인터넷

무선인터넷이 ‘닫힌 인터넷’이었던 이유는 표준화된 웹 언어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로 만들어진 ‘진짜 인터넷’과 서로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HTML을 무선인터넷의 언어인 ‘WML(Wireless Markup Language)’로 번역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이동통신 업체들은 HTML을 읽을 수 있도록 개발한 ‘모바일 브라우저’를 탑재한 풀 브라우징 휴대전화를 내놓으면서 이러한 ‘언어 장벽’을 깨고 있다.

LG텔레콤은 이달 말 LG전자의 ‘LH-2300’과 일본 카시오의 ‘캔유 801EX’ 등 2종의 풀 브라우징 휴대전화를 내놓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도 기존 5종(SH-210, SCH-W320·350·360·380)의 휴대전화에 이어 다음 달 새 휴대전화인 ‘SCH-W420’ 모델을 내놓으며 풀 브라우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KTF도 상반기(1∼6월) 풀 브라우징이 가능한 대형 화면 휴대전화와 개인휴대정보기(PDA)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무선인터넷의 대중화에서 부닥치는 가장 큰 걸림돌은 화면 크기의 문제. 넓은 인터넷 화면을 작은 휴대전화 창에 넣는 일이 숙제였다.

최근 이동통신 업체들이 내놓은 모바일 브라우저는 PC 화면에 표현되는 화면의 폭을 휴대전화 창에 맞게 재배열해 준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위 아래 화면 이동만으로 전체 사이트를 볼 수 있다.

풀 브라우징 무선인터넷에서는 기존 사이트 형태 그대로 글자, 사진, 동영상을 보거나 e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일반 인터넷처럼 시작화면을 정하거나 인터넷주소(URL)를 입력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도 훨씬 자연스러워져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서비스 활성화에 주력, 한계 지적도

풀 브라우징을 사용하면 소비자들의 데이터 요금 부담도 커지게 마련이다.

LG텔레콤은 요금 부담을 없앨 수 있도록 파격적인 정액요금제, 전용 데이터 서비스, 모바일 광고와 연계한 서비스 모델 등을 준비하면서 시장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풀 브라우징의 등장은 무선인터넷이 동아닷컴과 같은 언론사 홈페이지나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 개방되는 효과도 커 서비스 활성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액티브X’ ‘팝업’ 등 기존 인터넷의 프로그램 지원이 안 돼 인터넷 결제, 인터넷 뱅킹 등 일부 서비스가 제한되는 불편함이 있다.

플래시 동영상 등 일부 영상이 지원되지 않으며 인터넷 연결 속도도 기존 무선인터넷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느려지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폴 브라우징: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에서도 일반 인터넷 사이트와 동일한 형태로 문서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PC의 ‘익스플로러’ 등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웹 사이트를 보는 것처럼 휴대전화용 ‘모바일 브라우저’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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