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아지는 수면]임신부 불면증 태아 악영향

  • 입력 2008년 3월 10일 03시 00분


임신 7개월인 김영희 씨는 밤에 잠을 자다가 남편이 깨워서 일어났다. 아내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보고 남편이 놀라서 깨운 것이다. 김 씨는 임신 5개월부터 체중이 급격히 늘면서 코막힘이 심해지고 그 전에는 없던 코골이가 생기더니 자다가 숨이 막히는 일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김 씨는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잠에서 깨는 일도 있고 낮에 졸음도 늘었다. ‘임신해서 그러려니’ 하며 넘기려고 했지만 정도가 심해져서 운전하다가 졸기도 하고 오후에는 몇 시간씩 낮잠을 잤다.

임신부들은 갖가지 수면장애를 겪는다. 임신 7개월에 접어들면 태동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불안감으로 불면증을 겪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철분이 부족해지기 쉽다. 철분은 뇌 속의 도파민 생성에 관여하므로 철분 부족이 도파민 대사 장애로 이어진다. 도파민 부족은 종아리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어 하지불안증후군을 일으킨다.

임신부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도 흔하게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은 체중이 늘면 생기는데 호흡 중에 숨이 멈추는 현상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산모의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태아도 산소 부족 상태에 빠져 성장이 지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무호흡이 있으면 야간 고혈압이 생기기도 한다.

임신 중 코골이가 심해지는 이유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은 비강과 기도 주위 점막을 붓게 만들어 코막힘과 코골이를 유발한다.

임신부 불면증이 있는 경우에는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목욕해 긴장을 풀어주고, 출산 관련 불안감에 대해서는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정서적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철분을 보충해서 하지불안증후군을 예방하는 것도 필요하다. 코골이나 무호흡증이 있으면 모로 누워 자는 것이 도움이 되며 심할 경우에는 수면검사를 받아보도록 한다. 출산 전까지 공기를 인공적으로 코 부위로 불어 넣는 양압술을 시행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신홍범 의학박사·국제수면전문의 www.komok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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