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혈액 대란…헌혈인구 감소

  • 입력 2008년 1월 13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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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헌혈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혈용 혈액 재고가 바닥나면서 일선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제때 하지 못하는 등 비상이 결렸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1일 현재 혈액 확보량은 O형 1.7일, A형 1.9일, B형 3.2일, AB형 2일 등 평균 2.2일치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제시한 적정 재고량 7일 치에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혈액관리본부는 최근 "전국의 대부분 혈액원이 제대로 병원에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혈액부족을 경고했다.

서울서부혈액원의 경우 여의도 성모병원, 고대구로병원 등 서울 서부지역 병원에서 요청하는 혈액의 15~20% 만 공급하고 있고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B병원은 각 혈액형마다 5개 팩 정도 준비해왔는데 지금은 1팩 구하기도 힘들어 산모들의 제왕절개 시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고려대의료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대형 병원은 중환자가 많아 5일치 이상의 혈액을 확보해야 하는데 재고량이 1~3일치 밖에 안 된다.

이 같은 혈액 부족사태는 군인, 학생 등 젊은층의 헌혈이 감소하고 헌혈 적격기준을 강화한데다 계절적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12월~3월 동절기에 금지됐던 군부대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경기 북부, 강원, 인천, 강화도 일부 지역)을 해제해 채혈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이렇게 하면 1일 분의 혈액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혈액 관리의 안전성 때문에 말라리아 발생지역에서의 채혈을 1년 내내 금지하고 있지만 겨울철엔 모기가 없어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철저한 검사를 거쳐 혈액을 공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또 혈액이 부족한 의료기관이 다른 지역으로부터 신속하게 혈액을 제공받을 있도록 전국 혈액수급 상황에 대한 적십자사의 비상 조정기능을 강화하고,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헌혈 참여 캠페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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