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합병증 막는 ‘이지에프’암환자 구내염 치료에 효과”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코멘트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 뒤 흔히 겪는 부작용 가운데 구내염이 있다. 구강점막에 염증이 생겨 궤양이 생기거나 붓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증상이다. 구내염은 치료제가 없어 암 환자들에게 ‘제2의 고통’으로 불린다.

‘제2의 고통’을 치유할 약품이 등장했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상욱 교수팀은 당뇨합병증으로 발이 썩는 질환의 치료제로 잘 알려진 ‘이지에프(EGF·국내 생명공학 신약 1호)’가 구내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이지에프를 바른 쥐와 그렇지 않은 쥐에게 방사선을 쬐인 뒤 18일째 되는 날 각각의 생존율, 체중 변화 및 사료 섭취량을 측정하고 구강 점막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이지에프를 바르지 않은 쥐에게서는 입 안이 심하게 헐거나 흰색의 염증성 막이 형성되는 구내염이 관찰됐지만 이지에프를 바른 쥐는 손상된 구강 내 점막이 정상 쥐 점막과 유사하게 치료 회복됐다.

이지에프는 세포를 자극해 새 살이 돋도록 돕는 호르몬으로 암 환자 치료 시 생기는 합병증에도 효과가 있었다. 이 교수는 “구내염은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영양 섭취를 하도록 권하는 것 외에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었다”면서 “구내염은 암 환자에게서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를 동반하기 때문에 생존율까지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 방사선종양학회지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월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신약허가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 방사선 구내염 치료제가 시판될 예정이다.

이 교수팀은 항암제 투여로 생기는 항문 주위 염증 및 손상에도 이지에프의 치료 효과가 있어 이를 검증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