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테마칼럼/짝퉁 발기약 오용땐 치명적 부작용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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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기부전 치료제가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환자들은 골라먹는 재미가 생겼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새로 나온 약들은 이름도 재미있다”면서 어떤 약이 더 좋은지를 묻는다. 특히 효력이 오래 지속되는 약을 찾는다. 하지만 몸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발기상태가 유지되면 그만큼 몸이 상한다. 또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은 외국 여성과 달리 오래 섹스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대신 ‘뜨겁고 단단한 것’을 선호한다. 성 관계를 오래하면 오히려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10년 전 발기부전 약물이 처음 나왔을 때 모든 성기능장애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잠자리에서 ‘변강쇠’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약을 복용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발기에 문제가 없는 남성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 또 여성의 성기능 장애에 대한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쳐 거의 포기 상태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공헌은 성 트러블을 쉬쉬하며 감추던 데서 벗어나 공론화시키고 발기부전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란 사실을 널리 알린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남성은 성기능 장애로 병원에 가기를 꺼리며 음성적으로 약을 구입한다.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근절되지 않고 시중에서 팔리는 것도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환자들의 속성 때문이다.

모 단체에서 특강을 마친 뒤 K 사장이 다가와 긴히 할말이 있다고 했다. 은밀하게 확인해 달라며 몇 알의 약을 보여 줬다. 발기 문제로 고민을 하면서도 막상 병원에 가기가 쑥스러워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누군가가 약을 주었다는 것이다. 약의 모양이 정교해 정품과 비슷했지만 겉에 써 있는 용량 표시 숫자가 달랐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속기 십상이었다. 숫자에 0이 하나 더 붙어 있었다. 정량의 10배가 들어있다는 의미다.

가짜 약이 위험한 것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유해한 불순물이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용량을 과다하게 만든다. 그만큼 몸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

간혹 의사와 상의 없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과도하게 복용하는 남성들이 있다. 얼마 전 음경보형물 수술을 한 L 씨도 과다 복용한 케이스. 당뇨로 인해 발기가 되지 않아 일찍부터 약을 사용한 환자다. 처음에는 한 알을 네 조각 내어 한 쪽만 먹어도 잘 들었지만 점차 한 알을 먹어도 효과가 없어 양을 늘렸고 나중엔 무려 7알까지 먹게 됐다는 것이다. 양이 많아지다 보니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렸다. 결국 겁이 나 병원을 찾았지만 아예 영구적인 보형물 수술을 받을 지경이 됐다.

모든 약에 복용량이나 용법을 정해놓은 것은 부작용 때문이다. 특히 발기부전 치료제는 음경에만 작용하는 게 아니라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약물의 원리는 혈관 벽에 있는 특정효소에 작용해 음경으로부터 혈액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막아 발기를 유지시키는 것. 문제는 이 특정효소가 성기뿐 아니라 심장, 눈 ,코, 뇌, 고환 등 주요 신체 부위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존재한다는 점이다. 약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얼굴 홍조, 두통, 코 막힘, 소화불량 등 신체 곳곳에 말썽이 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심장질환이나 고혈압이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신중해야 한다.

다양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정력제나 혐오식품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약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02-779-4500

이윤수 명동 이윤수 비뇨기과 원장 penilee@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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