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병원 이윤용 연구원과 서울대 의대 이홍규, 박경수 교수팀은 “가임기 여성에게 영양 결핍이 생기면 자녀가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를 물려받게 된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내 소기관. 자녀의 미토콘드리아는 거의 전부 엄마의 난자에서 물려받는다.
연구팀은 임신한 어미 쥐에게 임신 초기부터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일 때까지 계속 저단백 먹이를 줬다. 이 먹이에는 단백질이 일반 사료의 3분의 1밖에 없다.
새끼 쥐는 정상 쥐에 비해 체중이 20% 정도 적은 영양실조 상태로 태어났다. 젖을 뗀 뒤 일반 사료를 먹여도 체중이 잘 늘지 않았다. 20주가 지난 뒤 연구팀은 새끼 쥐의 췌장을 분리해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생후 20주 된 쥐는 사람으로 치면 20, 30대.
관찰 결과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크기가 현저히 작았고 그 수도 정상 쥐에 비해 적었다. 베타세포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수도 줄어들었고 모양도 비정상적으로 길쭉해져 있었다. 연구팀은 영양 결핍으로 문제가 생긴 어미 쥐의 미토콘드리아를 새끼가 물려받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교수는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있으면 췌장에서는 영양분(포도당)을 분해해 운반하는 인슐린이 줄어들어 당뇨병이, 간이나 근육에서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비만이 생길 수 있다”며 “영양 결핍이던 탈북 여성이 한국에서 비만이 되는 현상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양분이 분해돼 활동하는 데 쓰이지 못하고 몸에 그대로 쌓인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2, 3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리는 ‘제4차 아시아 미토콘드리아 연구의학회’에서 발표된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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