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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8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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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눈물'로 불리는 이런 미세입자는 해변에 떼밀려 온 해초나 부유물 더미에서 흔히 물고기 알처럼 섞인 채 발견되는데 이는 산업 폐기물이나 생활쓰레기로 버려진 플라스틱 제품들이 오랜 세월 파도에 밀려 다니면서 잘게 부서진 것이다.
영국 플리머스대학의 리처드 톰슨 박사 등 연구진은 영국과 유럽 해역에서 이처럼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을 발견한 데 이어 남북미와 호주, 아프리카, 남극 대륙에서도 이런 입자들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사람 머리카락보다 가는 2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들을 발견했으며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를 운행하는 선박을 이용해 해수 표본을 채취한 결과 이런 입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톰슨 박사는 모래알보다 작은 이런 입자들이 해수 표면 1㎢에 30만개, 해상(海床) 1㎢에는 10만개 꼴로 퍼져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런 미세 입자들을 어떤 해양 생물들이 먹으며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를 주목하고 있는데 실험실에서 삿갓조개와 갯지렁이, 갯벼룩 등 바닷물을 걸러 먹이를 얻는 3종의 해양 동물들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 이들이 모두 바다 바닥에서 먹이를 먹을 때 플라스틱 입자까지 먹어치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톰슨 박사는 "이런 생물들은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므로 플라스틱 입자가 먹이사슬을 통해 다른 생물로 전달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플라스틱 속의 화학성분이 해양 유기물로 전이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우선 분해된 플라스틱에서 화학성분이 흘러나와 넓은 면적에 퍼질 가능성이 있는지, 두번째로는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다른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 지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PCB 등 이른바 소수성(疎水性: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 화학물질과 기타 폴리머첨가제들은 바다 표면에 쌓여 있다가 플라스틱 입자들에 달라 붙게 되는데 이들 물질은 이런 방식으로 점점 농도가 높아졌다가 생물체의 소화기관에 들어가 방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오늘날 해양 과학자들의 가장 큰 숙제 가운데 하나는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독성을 미쳐 결과적으로 사람에게도 이를 퍼뜨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연구에 대해 플라스틱 제조업계는 아직은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한 단계이며 화학물질이 야생 상태에서 생물체 간에 전이될 수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은 안정제나 내연제 등 유독 물질을 보다 독성이 적은 물질로 대체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미 바다에 떠다니는 엄청난 분량의 플라스틱 미세입자들을 청소할 방법은 아직 없으며 이런 쓰레기들은 앞으로 수 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떠다닐 것이 분명하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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