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몬, 알코올 대사 도와 숙취 없애
상에 잘게 썰어 놓은 레몬이 우선 눈에 띄었다. 기자가 앉자마자 맥주에 위스키를 넣어 폭탄주를 만든 박 교수가 잔에 얼음을 띄우고 레몬즙을 짜 넣는다.
“레몬즙은 폭탄주의 역한 냄새를 없애고 소화액인 담즙의 분비를 원활히 해 주며 비타민C가 풍부해 알코올 대사를 도와 숙취를 없애줍니다.”
기자가 폭탄주를 받아들고 ‘원샷’을 하려 하자 바로 제동이 걸린다.
“절대 원샷 하지 마세요. 폭탄주도 맥주를 마시듯 홀짝홀짝, 알겠어요?”
혈중 알코올 농도를 서서히 올려야 해독 작용을 맡은 간도 제대로 기능한다는 설명.
그렇다고 맥주처럼 도수가 낮은 술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폭탄주는 16∼17도, 맥주는 4∼5도. 똑같은 수준으로 취하려면 맥주를 폭탄주보다 4배는 마셔야 한다는 이야긴데 맥주에는 양주와 달리 탄수화물(L당 30g)이 있기 때문에 많이 마실수록 뱃살이 나오기 쉽다.
○ 시작 전 우유 한 잔… 밥 먹으면 ‘뱃살 지름길’
“탄수화물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아요. 그렇다고 빈속에 마실 수는 없지요. 우유가 최고입니다. 저는 이미 편의점에서 우유와 삶은 달걀 1개로 배를 채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유로 배를 채우고 기껏 과일안주라니. 너무한 것 아닌가?
“그럼 삼겹살에 소주 드시고 싶으세요? 최악이에요. 알코올은 지방을 분해하는 게 아니라 합성을 촉진합니다. 삼겹살은 먹는 즉시 지방으로 몸에 쌓인다고 보면 돼요.”
“안주에 야채와 과일은 필수죠. 열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타민B와 C를 공급하기 위해서예요.”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비타민B와 C가 소모되는 것은 물론 아예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과일도 열량이 낮은 키위, 딸기, 토마토, 변비 예방효과가 있는 파인애플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술꾼들은 종합 비타민 제제를 매일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조언.
○ 섭취한 알코올 10배의 물 필요
폭탄주 한 잔의 양은 200cc 정도. 알코올 도수는 16도 정도. 물 100cc에 알코올 16g 이 들어 있다는 뜻이니 폭탄주 한 잔에는 알코올이 32g 정도 들어 있는 셈. 이것을 해독하려면 물 320cc가 필요하다.
폭탄주 한 잔을 해독하려면 물을 한 컵 반 넘게 마셔야 한다는 뜻이다. 찬물 더운물은 상관없다. 박 교수는 실제로 ‘물먹는 하마’였다.
술 마신 다음 날 박 교수는 아침을 반드시 챙겨 먹는다. 알코올 분해 과정에는 탄수화물도 필요하다. 즐기는 건 콩나물 국밥. 뜨뜻한 국물로 수분을, 밥으로 탄수화물을 공급하는 데다 콩나물에서 나오는 아스파라긴산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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