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나 교수 진료실 속의 性이야기]요실금 막으니 금실이 샌다?

  • 입력 2006년 9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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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좀 구해 주세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진료실에 앉자마자 대뜸 하소연을 시작했다.

“작년에 요실금 수술을 받았거든요. 남편 때문에 예쁜이수술도 같이 했어요. 수술하고 한 달이 지나 남편이랑 자는데 ‘물’이 하나도 안 나오는 거예요. 질이 말라 아파 죽겠고요. 수술 전에는 이부자리를 흥건히 적실 정도로 물이 잘 나왔거든요. 이젠 애기 아빠가 옆에 오는 것도 싫어요. 어쩌면 좋아요.”

요실금이 심하면 성생활을 할 때 소변이 새는 경우도 많다. 재채기, 줄넘기에도 오줌이 새니 운동을 피하게 된다. 부부간의 잠자리에서도 소변이 새면 환자의 수치심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요실금이 있는 여성들은 우울감이 심하고, 성생활도 소극적이다.

간혹 소변과 질에서 나오는 애액(성적으로 흥분되었을 때 나오는 윤활액)을 잘 구분하지 못해 아래가 축축해지면 애액이 많이 나온다고 착각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은 요실금 교정 수술을 받고 나면 잠자리를 할 때 소변이 새지 않으니까 애액 분비가 줄어들었다고 느끼기 쉽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다양한 약과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여성의 성기능 장애도 요실금 못지않게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방광과 요도 주위 근육과 인대가 느슨해지거나 일부 파열되면서 생기는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엔 질이 넓어지고 느슨해지는 증세까지 동반한다.

과도하게 느슨해지고 힘이 없어진 질은 근육을 당겨 주고 내부를 좁혀 주는 질 성형수술로도 치료할 수 있지만 꾸준하게 항문을 조이는 골반근육운동(케겔운동)도 효과적이다. 시간 이 날 때마다 꾸준히 케겔운동을 하면 요실금을 막고 성감도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요즘 요실금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성적 흥분과 관련된 바깥쪽 질 벽이 손상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요실금 수술을 받는 연령대는 폐경이 오는 시기와 비슷하다. 이 때문에 폐경으로 인한 질의 변화, 성감의 쇠퇴가 수술 시기와 겹쳐 증상을 더욱 뚜렷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런 증세가 있으면 질에 바르는 에스트로겐 연고나 전신적인 호르몬 보충치료를 수술 전후로 받으면 도움이 된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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