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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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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아제르바이잔 주민 11명의 조직에서 채취한 샘플을 확인한 결과 7명에게서 AI 바이러스(H5N1)가 검출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은 이미 숨졌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WHO가 AI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한 전 세계의 희생자는 103명으로 늘었다.
또 인간 감염이 확인된 국가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터키, 이라크를 포함해 8개국으로 늘었다. 이집트에서는 17일 숨진 30대 여성의 사인이 AI 바이러스 감염인지를 확인 중이다.
WHO의 집계는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이것이 직접적 사인이 된 경우만을 통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22일 전 세계 AI 발생 국가는 유럽 21개국, 아시아 15개국, 중동 4개국, 아프리카 3개국 등 43개국에 이른다.
▽괴담까지 나돌아=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나라별로 엉뚱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독일 월드컵에서 경기장 내 식품을 공급하는 회사인 아라마크와 닭고기를 사용한 요리는 팔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일본의 스포츠신문 ‘산케이스포츠’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FIFA의 이번 조치는 최근 독일 전역에서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조류가 발견되면서 월드컵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나왔다”고 설명했다. AI 때문에 닭요리가 월드컵 경기장에서 추방된 셈이다.
전국 26개 주 가운데 17개 주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돼 수백만 마리의 가금류를 처분한 이집트에서는 ‘나일괴담’이 돌고 있다. AI 바이러스에 감염돼 폐사한 조류가 이집트 주요 상수원인 나일 강에 마구 버려져 수돗물을 먹으면 AI에 감염된다는 소문이다.
이집트 정부는 “수돗물을 통한 AI 감염 사례는 없다”면서 수돗물 안전 캠페인을 벌였지만 수돗물을 먹던 이집트인들까지 생수 사재기에 나서 생수 값이 껑충 뛰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2의 페스트 vs 기우(杞憂)’=AI가 급속히 퍼져나가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마리아 쳉 WHO 대변인은 “단일 종류의 바이러스로 인해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감염 사례가 나타난 적이 없다”면서 “특히 사람들이 H5N1에 감염된 조류와 언제든지 접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뉴욕대 의대 마르크 시겔 교수는 “AI도 WHO가 한때 21세기 가장 위험한 전염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인간광우병’처럼 통제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AI 자체보다 쓸데없이 흥분해 정신적 공황에 빠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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