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黃-盧공방 혼란만 더해… 조사 지켜보자”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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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서울대 교수들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6일 오전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회의실에서 입장 표명을 하자 동료 교수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박영대 기자
심각한 서울대 교수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6일 오전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회의실에서 입장 표명을 하자 동료 교수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박영대 기자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누가 맞는 것이냐.”

16일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盧聖一)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상대방에게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시민과 누리꾼들은 혼란에 빠졌다. ‘황우석 쇼크’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은 의혹 공방보다는 철저한 진실 규명을 강조했다.

회사원 김종욱(38) 씨는 “국민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과학자가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는 모습을 보며 참담했다”며 “결국 수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 교수를 지지하는 모임인 인터넷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cafe.daum.net/ilovehws)’의 초기화면에는 ‘황우석 박사님, 당신은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버스의 광고사진이 게재됐다. 카페 회원들은 노 이사장의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상당수의 누리꾼은 “이 사건의 제일 큰 피해자는 황 교수가 아니라 국민”이라며 “두 사람이 서로에게 삿대질하는 모습이 볼썽사나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 ‘제갈공명’ 씨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만큼 감정싸움을 중단하고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논문의 제1, 제2의 연구자로서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이 함께 책임을 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생인 정재은(26·여) 씨는 “이전에는 MBC PD수첩이 취재윤리를 어겼다며 그쪽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더니 이번에는 PD수첩 얘기만을 듣고 황 교수 잘못으로 몰아간다”며 “과학적 검증이 아닌 여론몰이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차분한 대응을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尹淳哲) 정책실장은 “국민의 실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연구의 핵심 책임자들이 사심을 버리고 진실을 밝혀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은 “서울대 조사위는 신속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경위를 밝혀 달라”며 “이 일을 계기로 대학과 연구기관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과학계가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자”고 밝혔다.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지금 당장 단정적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연구의 재검증 과정을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며 “황 교수가 누군가에 의해 줄기세포가 뒤바뀌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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