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운동 열심히 하는데도 불어나는 살… 네 음식을 알라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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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비만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칼로리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영국 정부는 내년 9월부터 학교 급식이나 자동판매기에서 콜라, 감자튀김, 소시지, 햄버거 등을 제외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메뉴에도 열량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단체들이 패스트푸드 업체에 대해 집단 소송을 벌이겠다고 나설 태세다. 국내에서도 모든 패스트푸드에 열량을 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고열량 음식에 대해 예민한 것은 비만의 주범이 ‘과잉 칼로리’란 분석 때문이다. 특히 겨울은 운동량도 줄고 긴긴 밤 야식을 즐기는 경우가 늘어 살이 찌는 데 아주 좋은 환경이다. 효율적으로 칼로리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 한잔 술 못 끊으면 몸무게 원위치

성인이 비만 걱정 없이 먹어도 되는 열량은 남성 2500, 여성 2000Cal 내외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열량은 각각 2200, 1800Cal 정도로 제한할 것을 의사들은 권한다.

보통 쌀밥 한 공기에 300∼400Cal, 김치찌개는 150∼200Cal, 설렁탕은 300∼350Cal, 각종 채소 반찬은 50∼100Cal 정도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면 웬만한 한 끼 식사가 600∼800Cal는 된다는 얘기다. 평소 하루 세끼를 먹는다면 1800∼2400Cal의 열량을 섭취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술이라도 마시면 섭취 열량은 어마어마하게 불어난다. 보통 소주는 1병에 540Cal 정도다. 소주 2병에 삼겹살 2인분을 혼자 먹었다면 저녁 한 끼만으로 섭취열량은 거의 2500∼3000Cal가 되는 것이다. 이럴 때 하루 섭취열량은 대략 3500∼4200Cal 정도가 되는데 그러면 남성의 경우 약 1000∼1700Cal 정도가 몸 안에 쌓이게 된다.

헬스클럽에서 30분간 달렸다고 가정하자. 이때 소비되는 열량은 체중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0∼400Cal 정도다. 따라서 쌓인 부분을 없애려면 최소한 1시간 30분 이상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결국 덜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조금씩 줄이면 ‘성공’ 굶으면 ‘실패’

1, 2일 폭식하면 체중은 2∼3kg 늘어난다. 추석 설날과 같은 명절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그러나 신기한 것은 며칠이 지나면 대부분 원래 체중대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인체의 과학이 숨어있다.

음식 섭취량과 에너지 소비량에 맞춰 적정 체중을 조절하는 장치가 우리 몸 안에는 있다. 그게 바로 ‘체중조절점(Set Point)’이다. 이 조절점은 한두 번의 폭식으로 인해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차례의 폭식이 반복되면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데, 이때 조절점은 상향 조정 된다. 그때는 늘어난 몸무게가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굶었을 때도 이 메커니즘은 똑같이 작동된다. 며칠 굶으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줄어들지만 조절점은 그대로다. 반면 ‘단식’에 실패하면 대부분 식사량이 늘어난다. 이 때 조절점은 그에 맞춰 올라가 쉽게 요요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급격한 식사량 제한은 장기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없다.

칼로리를 조금씩 줄일 때 성공확률이 높은 것도 조절점과 관계가 있다. 식사량이 줄어든 만큼 조절점이 하향 조정되는 것이다. 3∼6개월 기간을 둬 조금씩 칼로리를 줄여야 요요현상 없는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

음식을 제한할 때는 탄수화물 식품을 최우선으로 줄일 것을 의사들은 권한다. 우리 몸이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인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g당 낼 수 있는 에너지는 탄수화물이 4Cal인 반면 지방은 9Cal이다. 똑같은 양일 때 지방 식품을 먹을 때가 탄수화물을 먹을 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한다는 얘기다.

결국 특정 영양소를 줄이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매끼니 70∼80% 정도만 먹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물론 간식은 금물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美서 호평 ‘직관적 다이어트’▼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배부르면 숟가락을 놓아라.”

기존의 다이어트 원칙을 모두 무시한 ‘아주 간단한’ 다이어트가 최근 등장했다. 배고픔과 포만감에 따라 ‘직관적’으로 식사를 조절하자는 것이다.

미국 브리검영대 스티븐 호크스 박사는 ‘건강교육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식사량을 줄이거나 칼로리 섭취량을 계획하는 방식의 다이어트보다 직관에 의존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그는 여대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직관적 식사를, 또 한 쪽은 평소대로 식사를 하게 했다. 그 결과 직관적 식사를 한 그룹의 체질량지수(BMI)와 전체 지방량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와 함께 그 자신이 몇 년 전부터 이 식사법을 통해 몸무게를 23kg 줄였다고 덧붙였다.

직관적 식사의 핵심은 배고플 때는 먹되 배가 부르면 바로 식사를 끝내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메커니즘이 있어 그냥 내버려 두면 자연스럽게 체중 조절이 된다는 이론이다. 다만 음식에 손을 댈 때는 감정과 환경적 요소를 모두 배제해야 하며 오로지 배가 고플 때에만 숟가락을 들 것을 그는 주장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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