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는 차라리, 집안에 있는 주방가전소품을 활용해보자. 전기를 사용하지만 일단 가스불에 비해 집안의 기온이 덜 올라가 상대적으로 시원하게 느껴진다. 잘 따져 보면 가스불로 식사준비를 하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보다, 주방가전소품을 이용하면서 선풍기를 트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
○전기압력밥솥
전기압력밥솥으로 밥만 할 일이 아니라, 국이나 찜까지 도전해보자.
여름 보양음식인 삼계탕의 경우 전기압력밥솥을 이용할 경우 조리시간이 더욱 짧아진다. 깨끗이 손질한 닭과 베주머니에 담은 찹쌀을 넣은 뒤 최대용량이 채 못되게 물을 부은 후 취사버튼을 누르면 30분 내에 삼계탕이 완성된다.
육개장도 마찬가지. 육개장의 경우는 고기를 푹 끓여야 하는 과정이 필수. 이 과정을 전기압력밥솥으로 하고, 푹 무르게 익힌 고기와 국물을 이용해서 가스불로 육개장을 끓이면 시간이 단축됨은 물론 땀도 덜 흘릴 수 있다.
꽁치나 고등어같이 흔한 생선을 푹 무르게 해서 뼈까지 먹게 할 때도 전기압력밥솥을 이용하면 마치 통조림 생선처럼 푹 무른 생선찜 요리가 가능하다.
○전자레인지
전자레인지를 반찬을 만들 때도 활용해보자.
애호박에 새우젓을 넣은 애호박나물이나 시금치나물 등 어지간한 나물은 모두 전자레인지로 가능하다. 애호박을 썰어 내열냄비에 담아 새우젓에 잠시 재웠다가 전자레인지에 3∼5분 돌린 뒤 1, 2분 뚜껑을 열지 않고 뜸을 들인 다음 다진 파 마늘 참기름 깨 등을 넣어 맛을 낸다.
시금치도 물에 씻은 뒤 내열냄비나 비닐 백에 담아 2, 3분 돌리면 나물 무치기 좋을 정도로 데쳐진다.
양이 많지만 않다면 콩나물밥 같은 별미밥도 전자레인지로 가능하다. 내열냄비에 충분히 불린 쌀과 고기 콩나물 등을 넣어 밥물을 맞춘 후 12분 정도 전자레인지를 돌린 뒤 꺼내서 뚜껑을 열고 뒤적인 다음 3분 정도 더 돌리면 된다.
○슬로 쿠커
슬로 쿠커는 요리에 시간이 걸려 가정 내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자주 안 쓰고 처박아 둔 슬로 쿠커가 있다면 올여름에 제대로 한번 써보자. 모아 둔 북어머리나 다시마, 혹은 각종 야채 등을 넣어 4시간 정도 조리하면 아주 진한 육수를 얻을 수 있다. 이 육수를 비닐 팩에 담아 냉동해 뒀다가 먹을 때 방망이로 살살 두드려 깬 다음 오이나 미역을 넣어 냉국을 만들면 얼음이 서걱거려 보기만 해도 땀이 들어가는 훌륭한 국물요리를 얻을 수 있다.
○전기튀김기
전기튀김기도 튀김 만들 때만 사용하지 말고 여름에 많이 먹게 되는 국수를 삶아 보자. 전기튀김기에는 온도조절장치와 타이머 등이 부착돼 있어 가스불에 삶는 것보다 오히려 더 국수가 잘 삶아진다. 또 데쳐서 해야 하는 채소 요리할 때도 전기튀김기를 이용하면 더욱 간편하다. 전기튀김기의 망바구니에 채소를 담고 데친 뒤 건져 내어 그 상태로 바로 찬물에 샤워를 시키면 설거지거리도 줄어들어 일석이조다.
김혜경 사외기자·82cook.com 운영자
▼여름철 음식물 보관법▼
과일이나 야채, 두부는 여름에 상하기 쉽다. 여성포털 미즈 회원들이 귀띔하는 보관법.
▽복숭아=냉장고에 넣어 너무 차게 보관하면 단맛이 떨어진다. 신문지에 싸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었다가 먹기 2, 3시간 전 냉장고에서 차게 해 먹는다.
▽바나나=냉장 보관은 절대 금물! 꼭지에 약간 녹색빛이 남아 있는 걸 사서 사나흘 두고 먹는다.
▽포도=씻지 말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기 직전 찬물에 작은 송이로 잘라 씻는다.
▽당근=실온 보관이 원칙. 신문지에 싸서 비닐에 넣은 뒤 야채실에 둬도 된다.
▽콩나물=2, 3번 씻은 뒤 지퍼백에 담아 정수한 물을 붓고 냉장실에 세워 둔다. 하루나 이틀에 한번 물만 갈아 준다.
▽두부=두부 팩에 있는 국물을 버리지 말고 사용할 만큼 두부를 건져낸 뒤에 밀폐용기에 남은 두부와 국물을 함께 담아 보관한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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