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誌“까마귀 IQ, 침팬지와 비슷하다”

  • 입력 2005년 1월 20일 18시 25분


코멘트
까마귀의 일종인 스크럽 제이는 먹이를 숨겨둔 장소는 물론이고 시간과 종류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제공 네이처
까마귀의 일종인 스크럽 제이는 먹이를 숨겨둔 장소는 물론이고 시간과 종류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제공 네이처
까마귓과(科)에 속하는 새들의 지능이 침팬지 같은 영장류에 필적한다는 사실이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소개됐다.

침팬지는 흰개미 집을 파헤치는 대신 나뭇가지를 구멍에 넣었다 빼내 달라붙어 있는 흰개미를 훑어 먹는다. 누벨칼레도니아 까마귀도 도구 사용에 있어 침팬지와 막상막하다. 이 까마귀들은 부리로 나뭇가지를 물고 줄기의 구멍 속에 집어넣어 애벌레를 꺼내 먹는다.

마땅한 도구가 없을 때는 직접 만들기도 한다. ‘베티’라고 이름 붙여진 까마귀는 철사를 구부려 갈고리를 만들어 통속에 들어 있는 먹이를 꺼내 먹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기억력도 보통이 아니다. 스크럽 제이라는 까마귀는 은닉 장소뿐 아니라 은닉 시간과 먹이 종류까지 기억한다. 애벌레와 땅콩을 숨기게 한 뒤 4시간이 지났을 때 다시 찾게 하면 더 좋아하는 먹이인 애벌레를 찾아 먹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실험심리학과 니콜라 클레이튼 교수는 “먹이를 다시 찾을 때 시간 경과에 따른 부패 정도까지 고려한다는 점이 놀랍다”며 “까마귓과 새들은 다른 조류보다 몸에 비해 뇌가 훨씬 크고 그 비율이 침팬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sukk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