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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25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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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최고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신체의 일부를 사용해 모기를 때려잡지 말라고 권유하는 논문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모기로부터 곰팡이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는 것.
미국 의사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논문에서 모기를 손으로 때려잡은 뒤 근육에 곰팡이 감염 증세가 나타나 2002년 사망한 57세 여성의 사례를 들었다.
의학자들은 이 여성의 사망 원인을 추적한 결과 곰팡이 감염에 의한 사망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모기를 손으로 잡을 때 이미 모기에 물린 부위의 피부를 통해 곰팡이가 몸 안으로 침투했다는 것. 이 여성은 ‘브라치올라’라는 곰팡이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의 침 속에 있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와 달리 이 곰팡이는 모기의 몸에 존재한다. 따라서 반드시 모기에 물리지 않더라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의학계에서는 때 아닌 ‘모기 잘 잡기’ 논쟁이 불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번 논문을 제시하며 모기를 손으로 잡지 말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논문 저자 중의 한 명인 전문의 크리스티나 코일은 “자신의 몸에 모기가 달라붙어 피를 빨고 있다 하더라도 손으로 때리지 말고 손을 휘휘 저어 쫓아버리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박도 만만찮다. 미국 콜로라도주 질병통제센터의 모기 전문가인 로저 나스시는 “모기는 사람을 물고 난 뒤에도 다른 사람을 찾아 공격하며 물었던 사람도 다시 공격하기 때문에 죽이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의학곤충학과 교수인 크리스 커티스 역시 모기를 손으로 때려잡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곰팡이에 감염될 가능성은 극히 적히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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