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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8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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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번호이동성 제도와 010 식별번호 도입을 앞두고 타 회사와 서비스 차별화를 단행한다"며 'SK주유소 OK캐시백포인트 6배 적립 행사'를 해오고 있다.
이 행사는 SK텔레콤 멤버십카드 가운데 하나를 소지한 고객이 SK주유소를 이용하면 기존 0.5%(주유금액 기준)의 6배인 3%를 OK캐시백포인트로 적립해준다는 것으로, 행사 시작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를 펼친 바 있다.
해당 멤버십카드는 UTO, TTL, Leaders Club, Cara, Ting 등 5종이다.
그러나 홍보 내용과 달리 주유고객에 제공되는 추가 포인트는 본인의 기존 멤버십포인트에서 2.5%를 차감, 이를 전환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고객 입장에선 사실상 적립 혜택이 전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이같은 사실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김모(20·용인시)씨는 인터넷 게시판에 고발성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4만원을 주유하면 1200원을 OK캐시백포인트로 돌려준다는 홍보를 보고 처음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윤을 남겼길래…' 하는 생각도 했다"며 "그냥 다른 이통사들에게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특단의 조치겠거니 생각했고, 6배 적립해준다 해서 이후에는 SK주유소만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알고보니 내 SK텔레콤 멤버십포인트에서 2.5%씩 깎아 대신 OK캐시백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것이었다"며 "이 행사 때문에 휴대폰 번호를 이동하려다 만 사람은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저처럼 다른 주유소를 이용하다가 SK주유소로 바꾼 사람은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홍보실 관계자는 "오해가 있을 수 있었음을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홍보 당시 그 행사가 '포인트 전환 행사'임을 분명히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초 1월쯤 여러 기자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왔었다"며 "기자들이 '광고에다 포인트 전환 행사 문구를 좀 더 크게 넣지 그랬냐'고 가볍게 힐난하긴 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동아닷컴 확인 결과, 당시 SK텔레콤측의 홍보글이나 신문 광고엔 '포인트 전환 행사'임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회사측이 지난해 12월 8일자로 주요 일간지들에 낸 전면광고엔 '포인트 전환'에 관한 설명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위사진 참조>.
또 회사측이 행사를 시작하면서 홈페이지에 게재한 안내문(http://www.speed011.co.kr/speed011/010_new/010_new01.html)에서도 '포인트 전환'에 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아래사진 참조>.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시 확인해보니 신문 광고와 홈페이지엔 명시가 안됐고, 전국 주유소에 배포한 홍보물에만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주유소 홍보물이 과연 사용자들의 눈에 띄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전국 SK주유소에 공문을 발송, 멤버십카드를 제시하는 고객에겐 멤버십포인트가 OK캐시백포인트로 빠져나감을 반드시 알려주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행사는 이제 이달말이면 끝난다.
SK텔레콤은 1/4분기 기준 가입자 1844만명, 시장점유율 52.7%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체다.
연초 '번호이동성제도 실시'로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증권사들의 우려와 달리,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SK텔레콤의 매출은 1분기동안 2조 40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7% 증가했고, 순익은 453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4% 증가했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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