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풍선으로 척추골절환자 치료한다고?

  • 입력 2004년 5월 16일 17시 19분



《최모씨(80·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최근 집안에서 무거운 짐을 들다가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허리를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심한 통증을 느꼈다. 검사 결과 척추 두 군데가 주저앉은 압박골절로 진단받았다. 척추압박골절은 뼈엉성증(골다공증) 노인에게서 잘 생기며, 골절이 천천히 진행되면 ‘꼬부랑 할머니’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강씨는 수술 대신 간단한 풍선척추성형술을 받고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움직여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풍선척추성형술은 주저 않은 척추에 특수풍선을 넣은 뒤 그 곳에 골 시멘트를 채워 척추를 원래대로 만들어 주는 것.최근 풍선척추성형술과 풍선을 사용하지 않는 척추성형술의 도입으로 척추압박골절의 치료가 간단해졌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와 윌스기념병원 신경외과 박춘근 원장의 도움말로 이들 치료의 장단점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척추성형술과 풍선척추성형술=1999년 국내에 선보인 척추성형술은 골절된 척추에 쇠로 된 빨대 같은 것을 박은 뒤 이곳에 골 시멘트를 채워 넣는 것. 시술 후 48시간 내에 환자의 70∼90%에서 증세가 좋아진다. 국소마취를 하며 시술시간은 30분 정도로 간단하다.

단점도 있다. 시술을 받는 환자의 1∼2%에서 미세한 시멘트가 혈관을 타고 가서 폐혈관이나 심장혈관을 막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골 시멘트가 굳는 과정에서 고열이 발생하는데 간혹 척추 밖으로 새어나와 척수에 화상을 입힐 수 있다.

2002년 처음 선보인 풍선척추성형술은 진득진득한 골 시멘트를 사용하므로 척추 밖으로 새는 것을 막아준다. 또 시술받은 환자의 90% 이상에서 통증이 좋아진다. 그러나 시술 과정이 오래 걸려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단점은 일반 척추성형술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치료비가 500만∼600만원 정도로 비싸다는 것.

▽다른 방법은 없나=척추압박골절이 생기면 먼저 안정을 취하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및 보조기 착용 등 기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하다고 마냥 눕는 것은 금물. 움직이지 않으면 뼈는 1주일에 1%씩 약해져 또 다른 골절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1주일 이내에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60세 정도의 노인은 기본 치료만으로 80%가 좋아진다. 6주에서 3개월 이상의 기본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될 때 척추성형술이나 풍선척추성형술을 받는다.

만약 신경이 심하게 눌려 손발이 마비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법은=척추압박골절은 통증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식욕과 호흡기능을 떨어뜨린다.

허리뼈가 굽다보니 배가 눌려서 생기는 증세다. 또 척추압박골절 환자의 3명 중 1명은 손목이나 엉덩이 등의 부위에 골절이 잘 생긴다. 또 새로 골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운동을 하더라도 허리를 구부리는 운동은 새로운 척추골절을 일으키므로 피한다. 척추를 펴는 운동이 좋다. 대표적으로 엎드려 등펴기 운동, 의자에 앉아 가슴펴기 운동, 고양이 늘리기 자세 등이 있다.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은 버스를 탈 때 흔들림이 덜한 중간좌석이 좋다. 특히 울퉁불퉁한 길을 가거나 컴컴한 길을 갈 때 넘어져 척추 골절이 잘 생기므로 보호자와 같이 가거나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도록 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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