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충 우주선 보내 극한상황 근육변화 규명

  • 입력 2004년 5월 2일 17시 30분


예쁜 꼬마선충 무리가 대거 우주여행을 다녀왔다.

유럽우주기구(ESA)는 가혹한 우주환경에서 인간의 신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기 위해 예쁜 꼬마선충 300만마리를 지난달 19일 지상 354km 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10일간 보냈다고 밝혔다.

예쁜 꼬마선충은 생존기간이 3.5일로 짧고 번식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다 자랐을 때 1mm에 불과해 생물 실험실에서 오랫동안 ‘애용’돼 왔다. 특히 유전자 구조가 간단해 이를 실험재료로 삼아 세포의 자살프로그램을 연구한 과학자 3명이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ESA 연구팀은 예쁜 꼬마선충의 유전자가 강력한 에너지를 뿜는 우주선(cosmic ray)에 얼마나 견디는지 관찰한다. 물론 인간이 우주선에 노출될 때의 위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또 예쁜 꼬마선충의 근육이 미세 중력에 얼마나 버티는지 연구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제우주정거장팀 최기혁 박사는 “ISS 안에서는 지구의 10만분의 1∼100만분의 1 정도의 미세한 중력이 작용한다”며 “인간은 이런 극한 상황에서 뼈와 근육이 약해지는데 예쁜 꼬마선충이 그 메커니즘 규명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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