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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25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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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의사는 “최군이 옛날 방식의 수술을 받았다면 수술 뒤 통증 등으로 1주일간 입원해야 하므로 수능시험을 치르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국내에 첫 도입된 복강경 수술은 배 부위에 0.5∼1.2cm 정도 구멍을 4∼6개 뚫은 뒤 이 속으로 지름 0.5∼1.2cm, 길이 15∼16cm의 투관침을 넣고 이 관을 통해 각종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장기를 자르고 꿰매며 제거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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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복강경내시경학회에 따르면 전체 외과수술 중 절반 이상이 복강경으로 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강경 수술의 장단점=담석 등으로 담낭절제를 할 때 개복(開腹) 수술은 칼로 20cm 정도 배 부위를 절개하므로 흉터가 많이 남고 입원기간도 7∼10일로 길었다. 그러나 복강경 수술은 통증이 적고 흉터가 거의 없다. 또 입원기간도 하루에서 3일 정도로 짧다. 하지만 모두 1회용 수술도구를 사용하고 보험혜택이 없어 기존의 수술법에 비해 약 60만∼300만원 정도 비싸다.
직접 장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비추는 장기를 모니터로 보면서 수술하므로 의사의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염증으로 인해 수술 부위에 문제가 있거나 대장, 위, 간, 전립샘 등을 절제할 때는 수술시간이 많이 걸린다.
▽최신 수술 경향=비만수술에 복강경이 이용되고 있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비만지수(BMI)가 35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가 주 대상. 1000cc 용량의 위를 20cc만 남기고 잘라내고 남은 위와 100∼150cm의 소장을 연결시키는 ‘루와이식’이 대표적.
가톨릭대 성모병원 외과 김응국 교수는 “미국에선 연간 12만명이 비만수술을 받는데 대부분 복강경을 이용한다”며 “수술 뒤 1년 반이면 체중이 3분의 1가량 준다”고 말했다.
한편 위식도 근육 부위가 느슨해 위산이 역류하는 위식도역류질환에도 복강경이 활용된다. 이 질환은 목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가슴이 타는 듯 아픈 것이 주 증세로 지금까지는 제산제 궤양치료제 등으로 상태를 일시 호전시키는 치료가 고작이었다.
▽암 치료에도 복강경 시도=암 분야 중 복강경 수술이 가장 활발한 것은 대장암. 일본에선 전체 대장암 수술의 20∼30%가 복강경 수술이며 국내에선 6∼8%로 추정된다.
한솔병원 대장암복강경센터 김선한 소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소화기질환 국제심포지엄에서 부분적으로 진행된 대장·직장암 환자 77명을 복강경으로 수술한 뒤 평균 22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재발 2.9%, 전이 8.8%로 기존 개복수술의 치료율과 비슷했다.
최근엔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한호성 교수가 오른쪽에 생긴 5cm 크기의 간암을 복강경으로 제거해 이목을 끌었다. 그동안 간의 오른쪽에 생긴 암세포는 혈관이 많고 접근이 어려워 내시경으로는 제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조기 위암과 조기 전립샘암도 복강경 수술이 시도되고 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황태곤 교수는 최근 2년 동안 36명의 조기 전립샘암 환자를 복강경으로 수술한 결과 개복수술에 비해 요실금 증세가 빨리 회복됐다고 최근 열린 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했다.
| 북강경으로 수술 가능한 질환 | |||||||||
| 부인과 | 자궁근종,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증, 난소양성종양, 자궁 외 임신, 난관 및 난소 유착, 자궁 밖으로 빠져나간 자궁 내 장치(루프)제거술 등 | ||||||||
| 위 | 고도비만위절제술, 위식도역류질환, 조기위암, 위-십이지장궤양 등 | ||||||||
| 기타 소화기 | 담석증, 담관낭종, 맹장염, 췌장암, 간 부분절제, 장간막종양, 장유착 등 | ||||||||
| 대장 | 대장암, 직장암, 직장탈장, 대장게실염, 대장중첩증, 대장내시경으로 제거가 불가능한 커다란 용종, 대장절제가 필요한 고도변비, 장염전증, 궤양성대장염, 가족성용종증 등 | ||||||||
| 비뇨기과 | 부신암, 신장암, 신우암, 전립샘암, 양성부신질환, 양성방광질환,요관질환, 신장결석, 신우결석, 요관결석, 방광결석 등 | ||||||||
| 소아외과 | 거대결장, 유문협착증 등 | ||||||||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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