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거노프교수 관측, 우리은하 거대블랙홀 ‘다이어트 중’

  • 입력 2003년 1월 12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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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NASA/CXC
사진제공 NASA/CXC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이 먹을 것이 없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에서 발표됐다. 이는 미국 MIT의 프레데릭 배거노프 교수팀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다.

블랙홀은 주변의 물질을 빨아들일 때 X선을 방출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

배거노프 교수팀이 164시간 동안 우리은하 중심부를 관측하자 거대블랙홀에서 6차례 정도 강한 X선 섬광이 발견됐다. 때때로 블랙홀이 가벼운 식사를 한다는 의미. 하지만 거대블랙홀 주변에서는 X선이 비교적 약하게 포착됐다. 이는 블랙홀 바로 근처에 먹이가 될 만한 가스가 부족해 평소에 블랙홀이 굶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배거노프 교수는 “강력한 폭발 현상이 블랙홀 주변에서 대량의 가스를 바깥으로 몰아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랙홀 근처 2시와 7시 방향에서 과거의 폭발 현상을 말해 주는 수십 광년 크기의 붉은 고리 구조가 발견됐다. 천문학자들은 이같은 폭발 현상이 지난 1만 년 동안 수 차례에 걸쳐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섭씨 2000만 도의 가스로 이뤄진 이 고리 구조에 대한 연구에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박상욱 박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박 박사는 미국천문학회의 ‘우리은하 중심과 주변환경’ 발표모임에서 연사로 초청됐다.

태양보다 300만 배나 무거운 우리은하의 거대블랙홀에 대한 연구는 우리은하의 거대블랙홀이 어떻게 주변환경과 상호 작용하며 성장해왔는지를 알려줄 것이다. 또 은하 중심에 있다고 알려진 거대블랙홀의 기원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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