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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6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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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50만가구 기준으로 국민의 69%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정보기술(IT) 인프라’에서 한국이 명실공히 세계 선두그룹에 올라섰다는 뜻이다.
1999년 말 37만명이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2000년 말 402만명, 2001년 말 780만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 10월에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100명당 17.16명(2001년 말 기준)으로 세계 1위라는 사실을 ‘공인’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인프라 1위’가 ‘정보화 1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입자의 상당수는 인터넷을 게임이나 채팅 등 ‘오락용’으로 이용하는 데 머물고 있다.
▽1위 비결은 아파트와 PC방(?)〓1902년 국내에 등장한 유선전화가 1000만 회선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86년. 그러나 초고속인터넷이 1000만명을 넘어서는 데에는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60%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밀집된 주거문화를 초고속인터넷 폭증의 일등 공신으로 꼽는다. 적은 투자비용으로 많은 회선의 초고속망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
사업자들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정부도 적극적인 정책 의지로 큰 몫을 했다. PC방 열풍도 한몫했다. PC방에서 초고속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게임을 맛본 이용자들이 더 이상 가정에서 전화모뎀에 만족할 수 없었다는 것.
▽경제적 사회적 파급 효과〓최근 4년간 초고속인터넷에 투자된 금액은 11조원. 정통부는 초고속인터넷의 파급 효과는 관련 산업 생산 유발액 17조원, 부가가치 유발액 5조8000억원, 고용유발효과 59만명이라고 밝혔다. 초고속인터넷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거품 투자’를 낳기도 했지만 국내 IT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받는다.
개인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가 2500만명을 넘어섰으며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은 67%로 세계 1위. 온라인 쇼핑몰 이용률도 31%로 미국(32%)과 엇비슷하며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소호 창업 붐을 낳고 있다.
▽초고속가입자 1000만명 시대의 그늘〓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초고속인터넷 활용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초고속인터넷을 구성하는 핵심 장비와 콘텐츠는 여전히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또 최근 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서면서 업체간 과당경쟁과 중복투자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업체들은 초고속인터넷 솔루션의 수출에 힘을 쏟고 있으나 핵심 기반 기술이 모자라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 갈수록 늘어나는 스팸메일과 도시와 농촌, 그리고 계층간의 정보격차 문제도 진정한 인터넷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