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1월 3일 19시 2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 프로그램이 순식간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주소록 관리 프로그램인 ‘MS 아웃룩’과 인스턴트 메신저인 ‘MSN메신저’ 등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권유 메일을 발송하는 기능 때문.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메신저와 같은 ‘인적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쿠쿠박스〓9월 9일 창업한 쿠쿠커뮤니케이션은 10월 21일 주소록 자동 관리 소프트웨어인 ‘쿠쿠박스’의 시험판을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인터넷(www.kukubox.com)에서 다운로드해 설치한 뒤 내 연락처를 입력하면 내 이름을 등록한 다름 사람의 쿠쿠박스에 자동으로 연락처가 전달된다. 즉, 남의 명함첩의 내 명함을 내가 직접 관리하는 것. 전직(轉職)이나 이사 등으로 연락처가 바뀌어도 지인(知人)들 주소록 속의 내 정보는 언제나 ‘연락 가능한 상태’로 유지된다.
쿠쿠커뮤니케이션 직원 6명은 시험판이 나오자 마자 실험용으로 친지 친구 등 주위 사람 150명을 쿠쿠박스에 등록시켰다. 등록된 사용자들은 이번에는 쿠쿠박스의 자동 권유메일 발송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아웃룩과 메신저에 등록된 지인들을 또 다시 등록, 사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매일 2000∼3000명이 쿠쿠박스를 자신의 PC에 설치하고 있다.
신동윤 사장은 “몇몇 지인들끼리 성능을 실험해 보고 2003년에 정식으로 제품을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사용자가 늘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꼭 그것만 쓰란 법 있나〓쿠쿠박스가 MS아웃룩 등 이미 사용자가 많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뜨면서 이와 유사한 개념의 ‘호환 메신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메신저 업계 1위는 MSN메신저. 점유율 60%이상을 차지하는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채팅을 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나도 똑 같은 메신저를 설치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MSN메신저 등 다양한 다른 메신저 사용자를 대화상대로 등록할 수 있는 메신저가 속속 대중화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지인 수도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이너베이의 ‘넷신저’(www.netssenger.com)를 설치하면 야후메신저 MSN메신저 ICQ 사용자와 동시에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드림위즈의 메신저 ‘지니’(www.dreamwiz.com/gn)도 MSN메신저 사용자를 불러들이는 기능이 있다.
▽쿠쿠박스 VS 메신저?〓쿠쿠박스 시험판으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주소록 입력과 기념일 통보 정도. 쿠쿠커뮤니케이션은 내년 초 정식버전을 내 놓을 때는 메신저 이메일 파일공유 등의 기능을 추가해 연락처가 자동 업데이트되는 사용자들끼리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는 본격 P2P(Peer to Peer) 도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호환메신저가 보편화되면서 메신저 업계에서는 공식 표준안 마련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MSN이나 야후 메신저 등 경쟁력 있는 표준 하나를 정해놓고 업체들은 메신저의 콘텐츠와 기능으로 경쟁을 벌이자는 것. 이게 현실화할 경우 쿠쿠박스와 메신저의 장점을 합친 ‘통합 메신저’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너베이의 하승범 이사는 “신상정보가 정확히 입력돼 있는 메신저는 일반 인터넷 서비스보다 정교한 맞춤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관련 업체들은 점차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메신저에 어떤 콘텐츠를 어떤 형식으로 담을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