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칠땐 이렇게" 도둑사이트 등장

  • 입력 2002년 7월 18일 18시 29분


인터넷에 등장했던 ‘도둑사이트’가 경찰이 추적에 나서자 자취를 감췄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훔치기의 모든 것’이란 이름으로 개설된 도둑사이트는 18일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오전 10시경 문을 닫았다.

지난해 1월 개설돼 회원수가 198명에 달하는 이 사이트는 훔친 물건과 절도수법, 훔치기 좋은 장소 등을 소개하는 글로 채워진 일종의 ‘도둑들의 사교클럽’.

이 사이트에 글을 올린 사람들은 시계, 가방, 음반 등 가벼운 절도 내력에서부터 술에 취한 사람을 폭행해 돈을 뺏는 이른바 ‘퍽치기’나 빈집을 털다 붙잡힌 무용담까지 소개했다. 회원들은 ‘계획까지 다 짰고 5.5 대 4.5로 나눌 계획’이라거나 ‘돈 필요하면 연락해라’며 동업자를 구하는 글도 공공연히 올려놓았다. 또 이 사이트에는 ‘3명 이상 작업해서는 안 된다’, ‘CC카메라와 지문을 조심하라’며 절도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올리거나 ‘자판기 터는 방법을 가르쳐달라’는 등의 문의성 글도 줄을 이었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강승수(姜承秀) 대장은 “수사를 시작하자 사이트가 폐쇄됐지만 운영자들과 비교적 자세하게 경험담을 올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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