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포경수술한 남성 에이즈 위험 줄어"

  • 입력 2002년 6월 9일 22시 21분


의학계에서 포경수술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쪽으로 설명하고 있는 가운데 포경수술이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러시아 장로교 성누가 메디컬센터 비뇨기과’의 카를로스 에스타다 박사팀은 최근 열린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 포경수술이 남성은 물론 아내까지 에이즈로부터 보호해준다고 주장했다.

에스타다 박사는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의 음경 포피와 여성의 자궁 경부 조직을 채취한 다음 이를 분석했더니 포피에서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둥지를 트는 CD4 T세포, 대식세포 등이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자궁 경부는 점액성을 띠고 있어 각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포피는 경부보다 HIV 감염 위험이 7배나 높았다는 것.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00년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존스홉킨스대, 컬럼비아대 등의 공동연구팀은 “우간다에서 부인이 에이즈에 감염된 187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편 137명 중 16.7%가 1년 내에 에이즈에 감염됐지만 포경수술을 받은 남편 50명 중에서는 한 명도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 아프리카에서는 할례가 이뤄지는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에이즈 감염률이 낮다.

이전에는 왜 그런지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에스타다 박사팀의 연구는 유력한 원인을 밝혀낸 것이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포경수술의 유용성에 대해 끊임없이 논란을 벌여 왔지만 1999년 미국 소아과학회(AAP)가 ‘신생아 포경수술’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성주 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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