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게임 오래 하면 진동증후군 걸려

  • 입력 2002년 2월 5일 17시 42분


플레이스테이션 등 덜덜 떨리는 게임기를 너무 오래 쓰면 팔이나 어깨에 ‘진동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왕립리버풀 의사인 어린이병원 게빈 클리어리는 “드릴을 오래 쓰는 노동자들에게 주로 나타났던 ‘진동증후군’이 게임기를 오래 썼던 15살 소년에게 처음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학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소년은 일본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하루에 7시간씩이나 게임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소년이 병원에 왔을 때 팔이 크게 부어올랐으며, 통증도 심했다. 클리어리 의사는 “검사 결과 진동장치가 달려 있는 게임기를 너무 오래 사용해 이같은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플레이스테이션은 게임기의 조이 패드(조종대)에 진동장치가 달려 있어 게임 중 총에 맞거나 차가 충돌하면 크게 진동한다. 이같은 진동장치는 지금까지 컴퓨터 게임의 실감을 높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한국에서도 이 달 말에 플레이스테이션2가 발매될 예정이다.

클리어리 씨는 “드릴의 경우 디자인을 바꾸기도 했다”며 “게임기에 부작용을 알리는 경고문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니의 한 관계자는 “이미 1시간에 15분씩 쉬어가며 게임을 하라고 알리고 있다”며 “아직 어느 곳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의 김성재 의사(정형외과)는 “게임기의 심한 진동을 감당하기 위해 팔의 힘줄이 과다하게 운동하면 손목과 팔꿈치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은 조직이 약하기 때문에 작은 진동에도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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