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사이트’ 급속확산…전세계 10만여개 성업

  • 입력 2002년 1월 24일 18시 22분


《어린이와 10대 초반 청소년들의 포르노사진이나 성학대 장면 등을 다룬 ‘롤리타(Lolita) 사이트’가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레드헤링(Redherring) 최신호는 롤리타 사이트의 시장규모가 최대 약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번창하고 있다며 생산 및 유통 실태를 생생히 고발했다. 》

▼실태는…▼

운영되고 있는 롤리타 사이트는 세계적으로 10만여개에 이른다. 야후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지오시티’ 등에서도 롤리타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롤리타 모델의 대부분은 경제가 어려운 러시아 등 구 소련권 어린이들. 러시아의 롤리타 모델들은 누드사진을 찍는 대가로 한달에 200∼300달러, 한번 촬영에 25달러 정도를 받는다. 일부 모델들은 남자 성기를 애무하거나 성학대 장면을 연출하도록 요구받기도 한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부모의 허락을 받고 촬영에 임한다는 것. 모델활동으로 러시아 공무원 평균 월급의 두 배가량을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3개의 롤리타사이트를 운영하는 보리스의 경우 전속 어린이 모델들을 근처 아파트에서 숙식시키고 있다. 보리스씨가 웹사이트 하나를 통해 버는 돈은 한달에 3만∼4만달러.

미 관세청은 롤리타 사이트의 시장규모를 2억∼10억달러(2600억∼1조3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사이트의 최대 수요층은 부유한 미국인들”이라며 “미국인들이 열심히 보지 않는다면 러시아인들이 그렇게 많은 어린이 포르노를 찍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왜 확산되나▼

롤리타사이트는 미성년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한다는 점에서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불법이다. 그런데도 롤리타 사이트가 급속히 확산되는 이유는 한마디로 ‘장사’가 되기 때문.

도메인 등록 업체들은 웹사이트의 내용물은 전혀 따지지 않는다. 웹사이트상에 공간을 마련해주고 돈만 받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선빌 빌카드 아이웨스트 등 카드 결제 중개회사들도 사이트 운영자와 신용카드 업체, 회원 은행들간의 거래를 중개해주고 최고 22%가량의 중개수수료를 챙긴다. 이들은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스위스 은행 계좌를 이용하기도 한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주요 카드업체들과 회원 은행들도 가만히 앉아서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모른 척하기는 마찬가지.

미국 시민단체인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법률센터’ 브루스 테일러 소장은 “어린이 포르노물 확산에 관한 한 모두가 공범”이라고 말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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