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어린이 등장 음란사이트 고교생이 운영 충격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42분


고교생이 성인 남성과 여자 어린이의 성행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동영상을 담은 CD, 비디오 테이프를 택배로 배달해 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1월말 ‘롤리타’란 이름의 사이트를 개설해 비회원들도 성행위 장면을 볼 수 있게 하는 한편 타인 명의로 E메일과 은행계좌를 개설한 뒤 돈을 입금하면 택배로 CD 등을 보내준 S군(17·충남D고 2년)을 5일 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S군이 개설한 ‘롤리타’사이트는 러시아 망명작가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1955년에 쓴 중년 교수와 ‘롤리타’란 이름의 열두살난 의붓딸이 변태적 사랑을 하는 소설 ‘롤리타’에서 유래된 말로 ‘중년 남성의 어린 소녀를 향한 성적 동경’이란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2∼3년 전 독일 영국 등 외국에서 먼저 개설된 이 사이트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학대 변태 외설적 장면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대대적인 추방캠페인이 펼쳐지는 등 국제적으로도 파문을 일으켰었다.

경찰에 따르면 S군은 지난해 8월말 문제의 외국 사이트에 접속, 개인서버에 저장해놓고 국내에 별도 사이트를 만들어 팔아온 혐의다. 이 사이트는 개설 한달반 만인 4일 현재 접속건수가 32만건을 돌파했으며 S군은 이 과정에서 500여만원의 이득을 챙겼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민성길(閔聖吉·정신과)교수는 “이번 사건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인 관음증이나 성적 호기심이 절제를 잃을 경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더구나 고교생이 사이트 운영자라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민교수는 “인터넷을 통한 포르노사이트의 대량유포에 대해 대대적인 방어와 함께 사회전반적인 도덕 재무장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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