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메모리 대용량화 박차 "이젠 128메가로 간다"

  • 입력 2000년 8월 23일 18시 50분


국내 반도체 업계가 대용량 메모리 반도체인 128메가D램의 증산에 나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는 현재 월 1000만개 수준인 128메가D램의 생산량을 다음달부터 월 1500만개 수준으로 크게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128메가D램 생산량을 64메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월 3000만개로 현재 월 2200만∼2300만개 수준인 64메가D램 생산량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르게 된다.

현대전자 역시 현재 월 800만개 가량인 128메가D램의 생산량을 다음달부터 매달 200만개씩 증산, 연말에는 현재의 2배 수준인 월 1500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측은 64메가D램의 생산량은 현재 월 4400만개에서 연말에는 4100만개까지 줄이기로 했다. 현재 128메가D램의 국제시장 현물가는 개당 17∼18달러로 개당 8달러 수준인 64메가D램의 2배를 웃돌고 있어 양사의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28메가D램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처리 속도가 빠르고 기억 용량이 큰 고성능 PC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 삼성 현대 양사가 128메가D램 증산을 서두르고 있는 배경에는 128메가 시장에서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대용량 메모리 반도체시장에 먼저 진출해 앞선 양산 기술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나 독일 인피니온 등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계산이다.

128메가D램의 생산량은 세계적으로도 3·4분기(7∼9월)에 5억4000만개(64메가 환산)로 64메가D램 생산량 4억2000만개를 앞지른 뒤 내년에는 64메가D램 생산량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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