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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7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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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 여자의 마음이라지만 ‘인터넷 사업’의 측면에서 본다면 여심이란 안정성과 성장성 등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잠재력 그 자체.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일단 마음을 사로잡으면 결코 ‘배신’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인터넷 여심’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업계의 화두는 단연 ‘여성’. ‘선영아 사랑해’라는 광고로 잘 알려진 여성전용 포털사이트 ‘마이클럽닷컴’을 비롯해 영화배우 차승원이 여장을 하고 등장하는 선전으로 눈길을 끄는 ‘우먼플러스닷컴’, 여성 전용 사이버공간 아이지아닷컴 등 최근 생겨난 여성 인터넷 사이트만 30여개에 이른다.
인터넷 업체들은 이같은 여성 열풍을 반영하듯 여성 전용 포털사이트뿐만 아니라 미팅 웨딩 육아 패션 미용 선물 쇼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을 공략할 수 있는 특화된 전자상거래 쇼핑몰을 열고 있다.
여성 사이트가 활성화되고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성의 구매력이 남성에 비해 훨씬 높고 특히 한국의 경우 가정 경제권을 주부들이 갖고 있다는 점 △여성만을 타깃으로해 마케팅의 특화가 쉽다는 점 △여성은 커뮤니티 결속력이 남성보다 강하고 전파력이 특히 강하다는 점 등에 근거한다.
특히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은 인터넷 사용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업체의 집중 공략 대상. 여성은 남성과 달리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기보다는 익숙한 사이트에서 구매 정보를 상세히 얻으려 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아기 용품, 남성 용품까지 구매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사업자의 측면에서 보면 ‘노다지’와 다름없는 존재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전체 인터넷 이용 인구중 여성이 521만명으로 37.3%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인터넷 메트릭스 등 인터넷 관련 조사기관에 따르면 인터넷 새 사용자 중에서 여성 비율은 23%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 미국 최대의 온라인 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의 경우 여성 회원 비율이 53%로 남성보다 많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다음’의 경우도 여성 회원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
최근 등장한 여성 관련 사이트는 크게 △여성포털사이트 △웨딩사이트 △미팅(맞선)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육아 사이트 △주부를 위한 전문 사이트 등으로 나누어 진다. 여성 포털의 경우 미국의 위민닷컴(women.com)과 아이빌리지닷컴(ivillage.com)을 모델로 국내에서 우먼플러스, 마이클럽 등이 세확장에 나섰고 대기업과 기존의 오프라인 여성잡지도 여성 포털 사이트 오픈을 앞두고 있다. 웨딩사이트의 경우 연간 36조원의 결혼 시장을 잡기 위해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추세. 오프라인 잡지인 마이웨딩이 happyall, 웨딩21이 misswedding이라는 여성사이트를 각각 준비중이다. 미팅 사이트의 경우 듀오 선우 닥스클럽 등이 있다. 주부닷컴 아줌마닷컴 등 주부들의 자기 계발과 여가 활용을 타깃으로 하는 주부 전용 사이트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웨딩사이트를 준비중인 ‘인포아트’ 박성호 사장은 최근 인터넷 업체의 여성 공략에 대해 “결국 최종 목표는 전자 상거래”라면서 “인터넷에 친숙한 젊은 여성층을 사로잡아 이들이 성장하는 단계에 따라 결혼-육아-소비 등의 전과정을 선점하겠다는 게 인터넷 업체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