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라운지]현대택배 윤영우 사장/디지털 접목 '감동' 배달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코멘트
현대택배 윤영우(58·尹英宇)사장은 최근 여직원들을 배달기사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남자직원들이 밤에 초인종을 누르면 고객들이 웬지 꺼려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는 또 자기 회사의 서비스 질을 직접 알아보기 위해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물건을 자택에 주문해보거나 부인을 시켜 클레임을 제기하기도 한다..

디지털시대 물류의 핵심 경쟁력은 ‘섬세한 배달서비스’에 있다는 것이 윤사장의 지론. “물건만 갖다주면 끝나던 아날로그 시대의 택배업은 끝났고 인터넷 시대에는 고객에게 ‘감동’을 배달해야 합니다” 특히 삼성 SK 롯데 제일제당이나 사이버 쇼핑몰업체들이 택배업에 경쟁적으로 새로 진출하고 있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상품배달을 신청한 소비자나 물건을 내준 업체가 현재 상품이 어디쯤 있는지를 인터넷으로 실시간 체크할수 있는 ‘화물추적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불량배달을 줄이기 위해 배달 1만건당 불량배달건수를 3,4건으로 줄이려는 ‘시그마6’운동도 펴고 있다.

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그는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현대상선에 20여년 이상 근무했다. 1월에 현대택배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는 택배업과 무관했다.하지만 그가 현대그룹의 택배업진출에 산파역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현대상선 도쿄지사장이었던 93년에 일본 해운회사 간부로부터 ‘택배업의 성장성을 알지못해 택배업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는 말을 듣고 시장조사를 한뒤 정몽헌(鄭夢憲) 회장에게 택배업 진출을 건의드렸죠”.

94년 현대택배가 창설됐지만 몇 년간 계속해서 적자를 면치못해 윤사장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시대를 맞아 택배업이 성장업종으로 떠오르자 그룹내에서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윤사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전경련이 개설한 ‘CEO를 위한 E비지니스 과정’도 등록했고 매일 아침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사이트를 섭렵, 경제정보를 얻고있다. 요즘은 일본의 야마토 운수회사 전 사장이 지은 ‘택배업 경영학’에 흠뻑 빠져있다.

윤사장은 최고 경영자를 꿈구는 직장인들에게“최고 경영자는 부분보다 항상 전체를 봐야하는데 이는 다양한 경험과 유연한 사고, 회사의 각 업무를 두루 경험하면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경험에서 나온다”고 충고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