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홈페이지에 '쇼핑몰' 뜨네…사이버대리점 활용 늘어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인터넷이 취미인 직장인 김모씨(30)는 독특한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갖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가 다른 사람의 것과 다른 점은 쇼핑몰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 거래품목이 10개에 불과한 소규모 사이버상점이지만 때때로 진열상품을 바꾸며 변화를 주기도 한다.

김씨는 “개인 홈페이지에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해서 미니 쇼핑몰을 열었다”면서 “찾아오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발생하는 매출액의 2%를 쇼핑몰 업체로부터 받을 수 있어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 회사들은 요즘 매출을 늘리기 위해 네티즌의 홈페이지를 사이버대리점으로 활용하는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 개의 특정 웹사이트로는 손님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어 단골 네티즌들의 인맥을 동원해 매출 증대를 꾀하는 것. 직접 쇼핑몰에서 구입하지 않고 자신의 홈페이지로 옮겨가 결제할 경우 최소 2% 이상 가격을 깎을 수도 있다.

무료 인터넷홈페이지 서비스업체 테크노필은 2월중순부터 SOHO(Small Office Home Office·재택근무하는 소규모 자영업자) 희망자를 대상으로 ‘마이숍’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쇼핑품목 목록에 올라 있는 400여개 가운데 원하는 제품을 골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미니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홈페이지 회원 85만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같은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친구나 친척 등 아는 사람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물건을 살 경우 판매액의 2∼10%가 매출기여분으로 홈페이지 주인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용돈을 마련하려는 학생들이나 부업 수단으로 삼는 중년층에 이르기까지 고른 인기를 끌고 있다. 테크노필측은 “참여 회원수와 매출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회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개인쇼핑몰의 매출비중은 현재 30%에서 올해말 60%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니텔이 운영하는 유니플라자는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개인쇼핑몰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니플라자가 보유한 2000여 가지의 물품 중 10개를 골라 홈페이지에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매출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미리 등록된 은행계좌로 매출액의 2%를 이체해 준다. 유니플라자 김신건씨는 “네티즌 홈페이지를 사이버대리점으로 활용하는 마케팅전략은 미국의 e베이 등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으로 쇼핑몰측은 매출이 늘어나고 네티즌들은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고 전했다. 유니플라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사이버 복지매장을 운영키로 하고 현재 은행 항공사 등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기업 홈페이지에 무료로 쇼핑몰을 구축한 뒤 여기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2%를 해당 회사측에 제공한다는 것.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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