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홈페이지 '쇼핑몰' 유치 붐…인터넷 뱅킹과 연결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인터넷뱅킹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은행들이 인터넷 쇼핑몰과 중소기업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끌어들여 해당 업체의 고객들을 은행고객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계좌이체 인터넷대출 등 기존 ‘B to C(Business to Customer)’ 방식의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외국 선진은행이 지난해부터 도입중인 이른바 ‘B to C to B’ 방식의 인터넷뱅킹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전자상거래 보증제' 추진▼

▽쇼핑몰을 잡아라〓하나은행은 롯데쇼핑과 빠르면 다음달중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은행 홈페이지와 롯데쇼핑의 인터넷 쇼핑몰 ‘헬로우 서울’을 연결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전자상거래 보증제’라는 이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즉 롯데쇼핑몰이나 하나은행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이 거래대금을 하나은행의 ‘안전계좌’로 보내면 이를 2∼5일 맡고 있다가 고객이 제품이 맘에 들지 않아 돌려보낼 경우 대금을 다시 고객에게 환불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은행 김주윤(金周胤)전자금융팀장은 “전자상거래시 느끼는 일반고객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롯데쇼핑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맡긴 자금을 운용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흥은행도 최근 인터넷쇼핑몰업체인 인터파크와 은행의 홈페이지를 연동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어 양사의 제품을 상호판매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점차 입점 인터넷몰의 수를 늘려 이들 고객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쇼핑몰과의 제휴를 추진 중이며 6월부터 전자서명이 가능해지면 제휴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이 돈된다〓시중은행들은 앞다퉈 중소기업들을 위한 패키지서비스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빠르면 4월이나 늦어도 상반기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종업원 50인 이하 사업장을 타깃으로 한 이 전략은 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 세무 재무 회계 인사프로그램 등을 마련해놓고 중소기업들이 자유롭게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특히 자금운용과 경영컨설팅 등을 제공하면서 중소기업들을 자신의 거래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의 5개 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같은 서비스를 싼 값에 중소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대출수수료 안받기도▼

▽기존 인터넷뱅킹서비스 경쟁 치열〓신한은행은 지난달초 인터넷뱅킹을 통해 거래할 때 수수료를 받지 않고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이상 인하해 인터넷뱅킹 서비스의 경쟁을 촉발시켰다. 덕분에 신한은행은 인터넷 대출신청이 창구 대출신청을 훨씬 추월한 상태. 이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들은 고객을 상대로 한 전통적인 인터넷뱅킹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부문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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