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주식거래 불안" 금감원 지적…해킹에 취약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증권거래가 급격히 늘면서 증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전산장애로 거래안전성 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1일 ‘사이버 증권거래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97년 3월 관련법령이 개정된 이후 최근 주식의 사이버거래가 급증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사이버계좌는 98년 1월말 8만개에 불과했으나 작년말 189만개로 무려 24배 가까이 늘었으며 전체 계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에서 24.9%로 급증했다. 사이버 주식거래 대금도 98년 1월 한달간 5000억원에서 99년 12월 한달간 108조원으로 215배 증가해 비중이 1.3%에서 40.2%로 높아졌다.

금감원은 사이버 주식거래 활성화로 △개인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정보를 접하게 돼 전문가 도움 없이 투자결정을 할 수 있게 됐으며 △각 증권사의 서비스와 가격을 비교해 자신에게 유리한 증권사를 선택하는 등 증권거래가 더욱 편해졌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커들이 악의를 갖고 증권사의 전산시스템을 공격할 경우 거래시스템이 마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의 전자게시판 등을 통한 사기나 시세조작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정보전달이 대단히 빠르고 규모가 방대해 불법거래를 감시, 적발하기 어렵다고 금감원은 털어놓았다.

증가세를 보이는 ‘PC방을 통한 주식거래’와 관련해 금감원은 “해킹용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증권거래를 한 뒤 자리를 뜨면 다른 사람이 컴퓨터 작동 내용을 재생해 거래자의 ID나 비밀번호를 파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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