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분리물질 본격 수출"…고대 연구팀 상품화 성공

  • 입력 2000년 2월 23일 19시 12분


국내 처음으로 세계 생명공학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제품이 나왔다.

고려대의대 생명과학연구소 이경일(李璟日)교수는 세균 세포 혈액 등으로부터 DNA를 분리하는 키트를 개발해 1998년 국제특허(PCT/KR99/00160, 국제공개번호 WO99/51734)를 받았으며 최근 상품화에 성공, 각국에서 판매요청을 받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DNA분리키트는 DNA 연구에 필수적인 유전공학산업의 핵심재료. 올해 세계 시장규모는 3000억∼5000억원이며 조만간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고 DNA칩 개발, 유전자 치료가 활성화되면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의 키아젠사(社) 등에서 키트의 특허를 선점, 다른 나라에선 상품화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교수는 1990년대 초부터 분리키트 개발에 착수, 기존 키트와 다른 물질인 붕소규산염으로 DNA를 분리하는데 성공해 선진국의 특허장벽을 뚫었다.

현재 세계 시장의 65%를 장악하고 있는 키아젠사의 키트는 실리카겔에 DEAE란 물질을 코팅, DEAE에 DNA가 달라붙게 하고 있다. 이교수는 “키아젠사의 DEAE엔 단백질이 붙어 DNA가 손상되곤 하지만 붕소규산염은 DNA만 분리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세계적 연구기관인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의 최근 비교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2년 동안 국내 연구소에 이 키트를 납품하면서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왔으며 가격을 기존제품의 절반으로 낮췄다. 이에 최근 일본 홋카이도 사이언스 시스템사 및 영국의 EU바이오텍사 등으로부터 구매 및 기술이전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교수는 “현재 고려대의대 벤처기업인 에트나제네틱과 녹십자의료공업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곧 개별 국가 특허를 내고 국제 유통망을 갖춰 본격 수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