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지털사업에 2005년까지 7개부문 32조원 투입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삼성그룹이 차세대 수익원이 될 7개 첨단 디지털 사업부문을 확정하고 2005년까지 3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건희 삼성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자 부문별 대표들은 18일 오후5시(한국시간 19일 오전8시) 미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에서 ‘디지털 전략회의’를 열고 7개 사업분야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확정했다.

7개 역점 사업분야엔 이미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중인 메모리반도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모니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휴대전화 등 4개 품목에 디지털TV IMT2000 프린터 등 3개 유망분야가 포함됐다.

삼성의 중장기 전략의 핵심목표는 ‘세계 1등제품의 개발, 육성’. 이를 위해 2005년까지 메모리반도체에 20조원, 휴대전화에 3조원, TFT-LCD에 5조원을 각각 투자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IMT2000 단말기와 시스템을 내년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 국제표준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93년 6월 ‘질(質)경영’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회의와 96년 4월 샌디에이고 사장단회의에 이은 3번째 해외 사장단회의. 98년 준공된 삼성전자 오스틴공장이 가동 2년만에 1억6000만달러의 흑자를 낸 것을 자축함과 동시에 급변하는 디지털시대를 맞아 위기의식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이회장은 특히 “1등이 아니면 문을 닫을 수 있다”며 강한 톤으로 첨단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삼성은 전했다.

텍사스주 MD앤더슨 암센터에서 림프절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이회장은 이날 6시간 회의를 끝까지 주재했으며 이에 앞서 공장라인을 2시간동안 돌며 종업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눠 건강이 상당히 회복됐음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은 3월 중순 암치료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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