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뉴밀레니엄委 용두사미로 해산

  • 입력 1999년 12월 14일 19시 39분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16일 활동을 마감하는 한나라당 뉴밀레니엄위원회(위원장 김덕룡·金德龍)를 두고 당내에서 나오는 말이다. 뉴밀레니엄위원회는 이날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최종회의를 갖고 위원회가 마련한 안을 당무회의에 보고한 뒤 해산한다.

뉴밀레니엄위원회는 9월 발족 당시만 해도 이총재가 야심차게 주창했던 ‘제2의 창당’의 산실(産室)로 각광을 받았었다. 그러나 ‘제2의 창당’이 현실정치의 벽에 막혀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를 듣더니 뉴밀레니엄위원회마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고 말았다.

위원회는 당초 ‘대통령중임제 및 정부통령제 개헌’ 등 정치제도의 전면개혁을 내세웠으나 “여권의 내각제 개헌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후퇴했다. 공천 민주화를 위한 ‘상향식 공천제도 도입’도 “내년 4월 총선에서 도입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는 현실론에 밀렸다. 위원회 일각에서 제기됐던 ‘민주적 집단지도체제 도입’주장도 ‘단일지도체제 고수’에 묻혀버렸다.

위원회의 성과가 이처럼 미미해진 배경에는 △당의 보수색채 △이총재측의 견제 △이총재와 김위원장간 물밑 힘겨루기 등이 작용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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