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世경영'첫발 딛나…유니텔,삼성SDS서 내년봄 分社

  • 입력 1999년 12월 2일 19시 47분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S가 늦어도 내년 3월 안에 PC통신서비스 유니텔을 분사(分社)한다.

㈜유니텔(가칭) 초대 대표이사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의 아들 재용(在鎔·31)씨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2일 재계와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인터넷비즈니스가 폭발적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삼성SDS와 유니텔을 분리한다는 방침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SDS측은 유니텔 관련 임직원 1000여명을 따로 떼내는 등 연말부터 본격적인 분사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유니텔이 별도법인으로 분리될 경우 기업가치가 더욱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S 주식은 현재 유니텔의 후광에 힘입어 장외시장에서 주당 18만∼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노른자위인 유니텔의 신임사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에 대해 삼성SDS는 물론 삼성그룹 안팎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이회장의 외아들인 재용씨.

재용씨는 현재 삼성에버랜드 삼성전자 등의 대주주이면서 삼성SDS의 사실상 최대주주.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 재학중인 이씨는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갖고 있고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언제라도 SDS의 지분 3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씨 본인도 인터넷비즈니스 등 첨단사업에 관심이 많아 유니텔 대표직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이씨가 아직 경영일선에 나선 일이 없어 경영에 처음 데뷔할 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유니텔을 점찍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씨는 일본 게이오대 재학시절 손정의(孫正義)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호형호제하며 절친하게 지낸 사이로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자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텔은 삼성그룹에서 유일하게 삼성 로고를 쓰지 않고 있으며 벤처 성격이 강한 회사로 경영무대 데뷔에는 적절하다는 평가.

그러나 참여연대측이 이회장의 자녀들과 삼성 임원의 BW 처분과 관련, 법원에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이기 때문에 재용씨의 경영 참여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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